(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여전한 비둘기 기조를 확인한 뒤 소매판매, 실업보험청구 등 주요 지표를 대비하며 소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상승한 1.637%를 기록했다. 전일에는 최근 3주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4bp 오른 0.16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상승한 2.32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6.3bp에서 이날 147.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지 않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며 최근 안정세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2%의 평균 인플레이션을 얻기 위해서는 2%를 오버슈팅하는 인플레이션이 열쇠가 될 수 있다며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경제가 변곡점에 있다면서도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등 완화적인 정책 기조도 재확인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리기 전 자산 매입을 테이퍼링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해부터 연준은 월 1천200억 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원론적이지만 시장은 이 발언을 통해 통화정책 변화의 순서,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생각을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됐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자산 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회복 과정에서 지표에 과잉반응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직 완전 고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28일 열린다.

전일 발표된 3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연간 대비로 강한 물가 압력을 나타냈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조짐에도 국채 매도 대신 랠리를 나타냈다.

이날 3월 수입 물가도 인플레이션 압력 불어넣었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3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견됐던 것이라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당장 수치보다는 올해 후반 소비자물가지표가 투자자는 물론 연준에 더 정보가 된다고 예상했다.

시장은 오는 15일에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연준의 베이지북은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가속화했다"며 경제 개선세를 가리켰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제시되지 않고 단지 얘기만 나누는 테이퍼링 논의가 6월에 있다고 가정해도 가장 이른 테이퍼링은 2021년 말에 시작될 수 있다"며 "그보다는 2022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 과정이 지속할 것을 보이는데, 금리 인상 논의 전 1년이 걸릴 것이어서 쉽게 2023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라넬로 대표는 "여름과 가을로 들어가면서 계속 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수치와 추세를 보게 될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더해져 나타나면 올해 하반기 시장과 연준에 압박으로 작용하겠지만, 아직은 거기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지표, 이번주 대규모 국채 공급을 볼 때 수익률 곡선 전반의 강세 이후 일부 되돌리는 게 타당해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매 판매가 대폭 웃돈다면 미 국채에 약세적인 영향을 미칠 게 직감적으로 분명하다"면서도 "시장의 상당 부분은 경제 가속 기대에 이미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이 많은데, 많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많이 움직였다해도 10년물 기준으로 1.60%의 수익률은 글로벌 경제가 다시 팽창하고 성장하는 것을 생각할 때 전혀 높은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시적이라고 계속 주장하겠지만, 예상보다 좋은 경제 지표와 정책을 동결하겠다는 계획을 조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얼마나 심각하고 광범위한 가격 압력이 있는지, 이들이 고용과 임금 전망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핌코의 요아힘 펠스 글로벌 경제 자문은 "연준이 올해 후반이나 내년 초반 점진적인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하겠지만, 그 전에 이를 잘 알릴 것"이라며 "또다른 테이퍼 탠트럼을 피하기 위해 이 움직임은 사전에 잘 신호를 주고, 테이퍼링이 끝난 후에까지 금리 인상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재확인이 동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 오름세가 지속해 고점이 2% 범주로 올라갈 것"이라며 "상당한 국채수익률 상승을 촉발했던 최근 국채 매도세 이후 현 금리가 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 동안 지속하겠지만, 강한 경제 회복, 향후 1~2년 동안 연준의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투자자들을 오도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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