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3월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의 핵심 동력인 미국 국채수익률이 안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선반영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9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040엔보다 0.130엔(0.1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7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550달러보다 0.00240달러(0.2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44엔을 기록, 전장 130.34엔보다 0.10엔(0.0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8% 하락한 91.632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안정된 흐름을 되찾으면서 달러-엔 환율이 108엔대로 내려서는 등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연 1.62% 언저리까지 내려섰다. 전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 대한 안도감이 반영됐다.

미 국채 10년물과 일본 국채 10년물의 스프레드도 150bp 안팎 수준으로 수렴하면서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유로화도 미 국채 수익률과 독일 분트채의 스프레드 축소를 반영하면서 유로당 1.20달러 수준까지 올라서는 등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1.20달러 수준까지 다가서기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10년물과 독일 분트채 10년물 스프레드는 이달 초에 200bp 수준까지 벌어졌다가 190bp 안팎 수준까지 좁혀졌다.

대규모로 실시되고 있는 미 국채 입찰 물량이 무난한 수준에서 소화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약세요인으로 지목됐다. 채권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전날 입찰이 실시된 24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30년물은 입찰이 시작됐을 때 수익률보다 1.8bp 낮은 2.320%에 발행됐다. 응찰률도 2.47배로, 이전의 2.28배보다 높았다. 앞서 주초에 실시된 미 국채 입찰도 10년물 수익률이 1.68% 수준에서 낙찰되는 등 큰 무리 없이 소화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달러화 약세의 가장 큰 원동력인 것으로 진단됐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지만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연준의 일관된 입장에 시장 참가자들도 수긍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빠른 속도로 잦아들었다.

이날도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훨씬 전에 고용 회복,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평균 2% 인플레이션 등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통화정책 변화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연준의 목표인 2%를 완만하게 오버슈팅 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도 반복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 6주 만에 최저치까지 급락한 뒤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영란은행(BOE)에서도 대표적인 매파인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사임 소식이 장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훌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에 "인플레이션이란 호랑이가 잠에서 깨어났으며, 이를 길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화는 0.20% 오른 1.37841에 거래됐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아직 경제는 완전 고용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연준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BK자산운용의 외환전략가인 보리스 슬로스버그는 "모든 달러 선호 거래는 수익률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수익률이 고점에서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달러화도 해당 부분만큼 동조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공포로 다시 안절부절못할 때까지 달러화 매수 포지션은 계속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외환 분석 담당인 로날드 심슨은 "이번 주 미 국채 수익률의 상대적인 안정세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달러화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MUFG 전략가들은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 표명이 현 단계에서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가정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외환 전략가인 바실리오스 기오나키스는 "4월과 5월에 백신 접종 추세가 증가하면 유로-달러 환율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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