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루 사이 급락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 호조를 해석하는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6bp 하락한 1.531%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초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컸으며 최근 4주 동안 가장 낮아졌다.

이날 소비와 고용 지표가 큰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하락세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채권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됐다. 경기 강세 흐름이 고점을 찍었다는 것은 재정 지출의 조달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뜻도 된다.

금리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경제 성장 기대로 상승하는데, 재정 부양과 이에 필요한 자금 조달 규모도 최근 금리 상승 요인이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짐 카론 채권 헤드는 "지금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다음부터는 둔화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라며 "2분기 지표 호조가 정점을 찍고 재정 부양 지출도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 호조에도 금리가 하락한 것은 시장이 지표 강세의 이면을 보기 시작한 신호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카론 헤드는 "3분기 지표도 호조를 보일 수 있지만, 2분기보다는 둔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악명 높던 국채시장은 한정된 범위 내에서 거래될 수 있다. 수 개월간 20bp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백신 보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시장 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의 숏커버도 유입됐다.

내셔널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디 브레너 채권 헤드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전반적으로 커졌다"며 "10년물 금리는 1.60%선이 무너지며 하락세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보는 것이고, 증시가 호조를 보인 것은 금리가 떨어진 데다 지표는 호조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헤지펀드도 금리를 끌어내렸다"며 "이들은 1.70~1.75%에서 숏 커버에 나섰고, 다음 대규모 숏 포지션 위치는 1.345%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레너 헤드는 다만, 10년물 금리 1.47%가 바닥 역할을 할 것"이라며 "1.50%선이 심리적 지지선이겠으나, 금리 하락세는 단기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투자자의 수요가 뒷받침됐다는 견해도 있다.

BMO의 이안 린겐 금리 헤드는 "밤새 나온 일본 재무성의 보고서가 미국 국채 매수세를 촉발한 또 다른 이유"라며 "보고서를 보면 일본 투자자는 이달 초순 한 주간 150억달러 이상의 해외채권을 사들였는데, 이중 대다수가 미국 국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런 매수세는 미국 국채의 약세 흐름이 꺾일 때 나타났다"며 "우리는 경제 지표 호조에 따른 채권 매도를 중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가 이번 주 대형 입찰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도 매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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