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 캐피탈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며 채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내 캐피탈사는 올해들어 원화 기준으로 총 1조4천9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하며 지난해 총 규모(1조4천800억원)를 넘어섰다.

1월에 신한캐피탈(AA-)이 2천억원을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A0' 등급인 애큐온캐피탈이 1천400억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3월과 4월에는 현대캐피탈(AA0)이 3천억원을 발행한 것을 비롯해 롯데캐피탈, DGB캐피탈 등이 잇따라 발행에 나섰고 신한캐피탈도 추가 발행에 나섰다.

올해 ESG채권을 발행한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을 보면 최상위 'AA0' 등급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A0' 등급 애큐온캐피탈까지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국내 A등급 캐피탈사로는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했다.

주로 'AA-' 등급에 포진해있는 캐피탈사(신한캐피탈, 롯데캐피탈, IBK캐피탈)들이 ESG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신한캐피탈의 경우 5천500억원 규모로 캐피탈 가운데는 가장 큰 규모다.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지주의 ESG 관련 사업 강화 등 지원 아래 대규모 발행에 나서고 있다.

서민주택 공급, 신재생에너지 사업, 스타트업·사회적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캐피탈사들은 ESG채권 발행으로 마련된 자금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할부에 활용하고 기업금융(IB)에서도 친환경 기업 투자 등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중소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중금리대출 재원도 ESG채권을 발행해 마련하는 등 활용 분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 1천200억원 규모로 ESG채권을 발행한 롯데캐피탈이 중금리대출에 ESG채권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 들어 아직 ESG채권을 발행하지 않은 KB캐피탈(AA-)도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총 4천억원 이상의 ESG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ESG채권에 투자자로 나섰지만 올해 들어서는 연기금은 물론 ESG 관련 펀드를 설정한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활발해졌다.

캐피탈사는 수요가 많아져 자연스럽게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는 ESG채권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기금 수요만 많았던 반면에 올해 들어서는 펀드 관련 수요 등이 몰려들고 있고 이에 따라 발행금리도 낮춰지는 추세가 되고 있다"면서 "ESG채권 발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사 다른 관계자는 "주로 은행계열 캐피탈사들이 금융지주의 지원으로 ESG채권 발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선다"며 "서민금융 지원 목적으로 중금리대출 등에서 활용되면 캐피탈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많아 발행조건이 좋은 ESG채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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