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에 국고3년 비인기 심화…베어 플래트닝 심화

초장기물 입찰 전 매도하던 증권사, 기존 공식 뒤집을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지난주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때아닌 호조를 보이면서 매파적으로 끝난 금융통화위원회부터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주 금통위를 소화한 후 단기 구간을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의 투자 매력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증권사 등에서도 초장기물 입찰을 대비해서 커브 플래트닝 포지션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채 50년물 입찰은 충분한 실수요가 유입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호조를 기록했다.

통상 50년물 입찰은 물량이 많지 않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소화되면서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시장 관심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지난 금통위가 끝나고 유독 초장기물만 강세를 이어오면서 증권사 등 장투기관이 아닌 쪽에서도 초장기물 관점이 변화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초장기물은 금통위 이후에 주요 구간들의 약세와 대비해 강세가 돋보였다.

국고 30년 금리는 지난 15일 금통위가 매파적으로 끝난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 2거래일에는 각각 0.1bp와 1.2bp씩 하락했다.

반면에 국고 3년과 10년물 금리는 5.2bp와 3.3bp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초장기물 강세에 실수요 이외에도 여타 구간들의 수급적 악재가 일부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국고 3년과 30년, 10년과 30년 등에서 커브 스티프닝에 베팅한 쪽에서 손절 물량이 출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초장기 스티프닝 포지션이 언와인딩 하면서 50년물 입찰이 상당히 잘됐다"며 "아무래도 시장에 플래트닝보다 스티프닝 포지션이 많았는데 보험사 수요가 금리를 누르면서 언와인딩 물량까지 가세했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요새는 손절장으로 전방위적 약세다"며 "국고 30년물 강세를 보면 아직 손절 물량이 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국고 3년 금리가 하방경직성이 강해지면서 수익률곡선 상에서의 플래트닝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태까지 국고채전문딜러(PD) 등 초장기물 입찰에 참여하는 증권사들은 국고 3년과 초장기 구간을 엮어 스티프닝 포지션으로 입찰에 대응하곤 했다.

이 같은 입찰 공식이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C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에서 총재 발언을 계기로 커브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국고채 3년 금리가 하단을 내려가기 힘들어지면 상당히 빨리 베어 플래트닝 마켓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 3년이 강해지지 못하면 3년을 롱으로 해서 다른 포지션을 잡을 수 없게 된다"며 "국고 30년물을 사고 다른 구간을 까는 매매가 가장 유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D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종목별로 다들 사연이 많아 보인다"며 "30년물 초강세에 나머지 종목들이 다 밀리고, 종목별 테너별 수급 논리에 의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A 채권 운용역은 "예전에 입찰을 앞두고 PD들이 숏포지션으로 금리를 밀었는데 이제는 밀린다고 밀리는 금리가 아니다"며 "PD들도 입찰 물량을 받아야 하니 금리를 밀어야 하는데 밀리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고 10년물 입찰이 있어 커브가 덜 눌렸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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