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대형 채권운용사 핌코가 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 수익자인 연기금 등이 운용사의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반영해서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핌코는 직원을 평가하는 방식과 승진 및 교육훈련 제도 등을 고쳐왔다.

컨설팅사 맥킨지를 고용해 정기적인 직원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내부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임직원 보수 격차를 줄이는 데 힘썼다.

강도 높은 업무로 유명한 핌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채권운용사 중 하나다. WSJ은 "핌코는 지난 수년간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을 훈장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두텁고 유능한 직원 풀을 보유한 핌코가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 이유는 수익자 때문이다.

연기금과 대형 기관투자자가 돈을 굴려줄 운용사를 고를 때 조직문화도 살피는 추세다.

핌코의 오랜 고객사인 하와이직원연금의 엘라자베스 버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문화가 중요하다. 팀워크가 중요하고, 포용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핌코가 바뀌기 시작한 건 '채권왕'으로 불리던 빌 그로스가 동료들과의 불화 끝에 조직을 떠난 2014년부터다.

빌 그로스가 떠난 이후 고객 자금이 빠져나가 운용자산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 2019년 말에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2020년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2조2천100억달러(약 2천500조원)다.

월가에서 젊은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를 통과의례가 아닌 조직의 단점으로 보는 점도 핌코가 문화를 바꾸는 배경이다.

전·현직 여성 직원 일곱 명이 성차별·성희롱 등을 이유로 회사를 고소한 것도 내부를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고객사인 하와이직원연금은 핌코가 "노력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누엘 로만 핌코 최고경영자는 "오늘의 핌코는 10년 전 핌코와 다르다"고 WSJ에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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