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4월 들어 달러화 가치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조심스레 달러화 약세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와 해외금리 일별 추이(6540)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이달 들어 점차 상승폭을 축소하며 간밤에는 91.0선까지 하락하는 등 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2월 말 90선을 하회하며 약세를 나타냈으나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상승세로 방향을 돌리며 지난 3월 말에는 93.4선까지 레벨을 높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달러화 강세 전환에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의 영향이 가장 컸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올해 초부터 경기회복 기대에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왔지만, 지난 2월 말 백신 호재와 지표 호조 등이 갑작스레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급등했다.

1.3%대에서 등락하던 10년물 금리는 지난 2월 25일 하루에만 14bp 넘게 급등하며 1.5%대에 진입했고, 이후 3월 한 달 동안 10년 금리는 급등과 조정을 반복하며 1.74%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멈출 줄 모르는 금리 급등세에 달러화가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초 달러화 약세를 전망했던 투자자들도 달러 강세로 대대적인 포지션 수정에 나섰다.





<올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좌, 파랑)와 달러 인덱스(우, 빨강) 상대 비교>

그러나 이달 들어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발언에도 급등세를 이어가던 미 금리는 연준 인사들이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완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았다.

급기야 미국 고용 및 소비 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미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환시 참가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꾸준한 메시지가 금리를 진정시켰다고 평가하며 조심스레 금리 발작이 마무리됐다고 진단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국채금리는 지표 호조에도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금리 발작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달러-원 환율도 속도는 늦지만, 저점을 확인할 것으로 본다"며 "배당 이슈가 끝나면 환율이 더 묵직하게 움직일 것 같은데 외국인 주식, 채권 유입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가운데 국채 발행 증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고, 미국의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수록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연준의 강한 의지 등에 금리는 오히려 1.5%대로 하락하며 안정된 모습을 이어갔다"며 "이미 지표 개선과 경기회복이 지난 금리 급등기에 선반영되면서 하락한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은 국채 발행 부담을 키우고 백신 접종 속도나 지표 개선 측면에서도 미국이 우위에 있어 여전히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는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이 확인되고 있으나, 금리는 오히려 안정적인 흐름"이라며 "그동안 과도한 금리 급등이 물가상승까지 선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증가 및 백신 부작용 소식이 오히려 채권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의 강한 경기회복이 확인된다는 점은 달러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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