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수급 영향으로 펀더멘털을 큰폭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해 환시 변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20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이 커졌고 이는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촉발했다.

하지만 닛케이와 일본경제연구센터(JCER)가 산출한 닛케이 균형환율(EER)에 따르면 대규모로 증가하는 미국의 부채는 달러가 지금보다 하락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닛케이 EER은 정부 부채와 경상수지와 같은 경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닛케이아시아는 "달러의 이론적 가치와 실제 가치의 격차는 결국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며 "달러화가 급격히 약해지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108엔에 거래돼 달러의 닛케이 EER 대비 14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균형환율보다 크게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정부 부채가 많고 경상수지 적자가 큰 국가의 통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막대한 재정지출로 경제를 뒷받침했고 그 결과 정부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바이든 정권은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인프라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세금 인상 등으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의 개인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입 증가에 따른 무역적자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론적으로 달러의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의 이론적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실제 달러 환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작년 말 달러-엔 환율은 103엔대였지만 3월 말에는 111엔에 근접해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달러 강세(달러-엔 환율 상승)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은 미국 경제가 올해 6.4% 성장해 37년 만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와 같은 달러의 이론적 가치와 실제 환율의 차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나타났으며 이후 달러의 실제 가치는 이론적 가치에 발맞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당시에도 미국 정부 부채는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증가하고 있었고 현재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본 NLI 연구소의 우에노 쓰요시는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는 결국 금융시장에 반영돼 달러 강세가 시정됐다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정부의 원조로 뒷받침된 미국 경제 회복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분명하다"며 "미국 경제의 활력이 빠져나가면 시장은 달러의 실질적인 힘(펀더멘털)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달러가 이론적 가치에 수렴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하락할 경우 금융시장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매체는 달러가 세계 경제의 리트머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움직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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