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전세계 주가 하락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돼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7bp 하락한 1.56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4bp 떨어진 2.25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8bp 내린 0.15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4.0bp에서 이날 141.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초반 새로운 레인지를 모색하며 횡보세를 보이던 국채수익률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유럽 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낙폭을 확대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점차 살아났다. 다만 하락폭은 제한돼 최근 박스권 흐름은 깨지지 않았다.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우려할 수준으로 늘어나 백신 배포에 따른 글로벌 정상화 기대가 물러났다.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던 S&P 500과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내렸다.

터프츠의 브라이언 베튠 이코노미스트는 "3월 30일 1.8%에 육박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다"며 "브라질, 캐나다, 다른 국가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세는 강해 보이지만, 전세계 환경이 어떻게 될지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 부재,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블랙아웃' 기간 등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미 국채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장기물 국채수익률의 경우 3월 중순 이후 형성된 레인지의 하단으로 내려선 뒤 굳히기를 지속하고 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왔는데도, 바닥으로 작용했던 1.6% 선을 뚫고 내려갔다. 이번주 수익률 하락을 만회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10년 국채수익률은 1.6%를 전후로 새로운 범위를 찾고 있다.

지난 15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528%로 수 주 이내 저점을 기록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던 지난주 시장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채시장은 새로운 다음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21일에 있을 24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도 시장의 관심사다. 또, 부작용 우려로 앞서 중단된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사용 재개 여부를 앞두고 백신 접종 속도, 코로나19 팬데믹 궤적 등도 주시하고 있다.

ING의 안토인 부벳 선임 금리 전략가는 "미 금리시장 자체가 정부의 인프라 계획 입법 과정을 둘러싼 국내 상황뿐 아니라 더 많은 전세계 상황과 위험 등을 평가하는 국면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주 경제 지표가 없어 미 국채시장은 다음 펀더멘털적인 요인을 기다리며 횡보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0% 근처를 유지하는 보유 패턴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경제 펀더멘털을 볼 때 국채수익률 하락이 지속할 수 없다고 본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회의를 앞두고 유로존 국채수익률은 올라 미국과의 수익률 격차를 좁히는 상황이다.

BCA 리서치의 전략가들은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2.6%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가격에 반영했고, 선물시장은 연준이 2022년 12월에 금리를 올리고 다음 해 세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종류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매우 강한 경제 회복이 있을 때만 달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기대는 타당하고 입수되는 미국 경제 지표도 지금까지 이런 기대를 확인해줬지만 금리 기대를 훨씬 더 높일 만큼 충분히 강력하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5월과 6월에는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수 있고, 연준이 투자자 예상보다 더 빨리 정책 긴축을 논의해야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CA 전략가들은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 지표가 가리키는 점, 연준이 올해 후반 덜 비둘기파적으로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유럽 국가의 백신 접종 속도가 개선되면서 전 세계 성장 기대 심리가 더 고르게 됐고, 미 국채와 비교할 때 유럽 국채의 매력도가 떨어져 미 국채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내렸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투자자와 연기금의 수요가 있는 만큼 미국 투자자들은 올해 지표를 소음이 있고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면서도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살아있고, 잘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