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순매수시 코스닥 상승 확률 44%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공격적으로 매수하며 최근 한 달간 순매수액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19일에는 하루 순매수액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2분기 들어 1분기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21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매매추이 화면(화면번호 3302번)에 따르면 연기금은 전날까지 한 달간 누적 순매수액이 2천283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모든 기관 투자자 중 가장 많은 순매수액이다.

지난 3월 하순부터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연기금은 4월에만 1천634억원어치 코스닥 주식을 순매수하며 1분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하루 순매수액이 714억원을 기록해 일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기도 했다.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하는 규모와 비교하면 코스닥 시장 거래액은 여전히 미미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지난 1분기 하루에만 2천억~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럼에도 연기금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섬에 따라 코스닥 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의 포지션에 영향을 더 받긴 하지만 연기금의 영향력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가 36번 상승 마감하는 과정에서 연기금이 순매수할 경우 코스닥의 상승 확률은 44.1%였다. 외국인(58.3%)과 개인(55.9%)에는 못 미치지만, 영향력이 작은 수준은 아니다.

현대차증권의 김중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16조6천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순매도 규모가 4월 중순까지 4천500억원에 불과했다"며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연기금 매도에서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연기금 투자액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이달 국내주식에 대해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9일 기금운용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를 ±3%포인트로 ±1%포인트 확대했다. 이는 국내주식이 목표 비중을 ±3%포인트 초과해야 자동 매매에 나선다는 의미다.

그만큼 국민연금이 자동 매매해야 하는 주식 수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또 국내주식에 대해 SAA 이탈 허용범위를 확대한 만큼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더 매수할 여력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로 전환한 뒤 2차 전지 및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 화면(화면번호 3330번)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엘앤에프(35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329억원), 에코프로비엠(289억원), 솔브레인(266억원), 녹십자랩셀(186억원)을 매수 상위 종목에 올렸다.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은 2차 전지 관련 종목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녹십자랩셀은 대표적인 바이오 종목이다.

반면 연기금은 웹젠(144억원)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17억원), 아모텍(102억원)은 1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하며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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