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거의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을 더 빨리 조정해야 한다는 압박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현지시간) 최근의 물가 급등으로 인해 연준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팬데믹 동안 단행한 완화적 조치를 축소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추가적인 이유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많은 경제학자는 연준이 고용시장 회복을 기다리다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만약 연준이 추세를 놓칠 경우 이후 시점에는 더 과감한 조치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와 시장이 받을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도널드 쿤 전 연준 부의장은 저널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현 인플레이션이나 공급망이나 노동시장에서의 병목현상의 강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다"라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연준이나 내가 이전에 예상한 것처럼 기본적인 수요-공급 균형이 쉽게, 혹은 편안하게 수정되지 않을 수 있다"라며 "나의 인플레이션 감지장치가 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근원 CPI는 같은 기간 3.8% 올라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연준은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을 통해 한동안 물가 상승률이 2%를 웃돌더라도 이를 용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왔다.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2%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고용 시장이 완전고용으로 돌아가고 인플레이션이 2%까지 오르고 상당 기간 이를 웃돌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연준은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많은 수준까지 용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던스를 주지 않고 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느리고 점진적으로 떨어져 내년까지 근원 인플레이션이 3%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다음 주 예정된 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표현을 유지할 것 같지만 결국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를 주고, 12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매크로 폴리시의 줄리아 코로나도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이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나타나고 있어 연준이 행보를 바꿔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과거 목표치를 밑돌았던 것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더 오랜 기간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 즉 위험 균형이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안 쉐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우존스에 5월 물가는 일시적 요인들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연준의 신념을 바꿔주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노동 시장 공급의 반등이 9월이나 혹은 그 이후까지 가시화되지 않을 가능성이라며 이 경우 8월 잭슨홀 회의에서 미래 금리 정책에 대해 보다 분명한 신호를 모색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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