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소폭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예상을 웃돌았던 데 대해 외환시장은 무덤덤한 반응만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그동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63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19엔보다 0.311엔(0.28%)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2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704달러보다 0.00434달러(0.3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3.97엔을 기록, 전장 133.04엔보다 0.07엔(0.0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9% 상승한 90.339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5월 CPI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월보다 0.6%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0%나 올랐다. 2008년 8월 기록한 5.4% 이후 최고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0.5% 상승, 전년 대비 4.7% 상승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보다 0.7%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3.8%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 전월 대비 0.5% 상승과 전년 대비 3.5% 상승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물가가 급등해도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연 1.45%에 호가가 제시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준을 무한신뢰한 결과물이다. 경제학적인 논거로는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다.

달러화도 관망세 속에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이번 주 내내 90선을 중심으로 제한적 등락만 거듭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오는 1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려 있다. 급등한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수도 있어서다. 특히 시장참가자들은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변화를 위한 첫 단계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가격 변수인 미 국채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UBS 전략가들은 "우리는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이라는 연준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준과 ECB 정책입안자들 모두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돼야만 긴축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이례적일 정도로 일관해 왔다"면서 "그들은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즈호의 외환 세일즈 헤드인 닐 존스는 연준과 ECB 이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중앙은행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인 장기 FDI(외국인 직접 투자)와 내부 투자 흐름 때문에 이러한 통화를 오래 활용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팬데믹( 대유행)에서 벗어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경제로 돈이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는 미국 달러 약세 등으로 상승할 수 있는 통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G7 회의에 시장을 움직일 이벤트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상들이 부족한 국가에 더 많은 백신을 제공하기로 합의한다면, 해당 국가들의 통화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NG 전략가들은 중앙은행들의 "과잉 유동성이 "캐리" 수익을 찾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 거래에서 "캐리"는 수익률이 높은 통화를 보유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일컫는다.

이들은 "이러한 환경에서는 통화 긴축 또는 원자재에 대한 노출 등 양호한 여건을 가진 통화에 대한 완만한 달러화의 약세와 캐리 수익이 지속해서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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