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증시가 최근 중국 본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강구퉁(港股通)을 통한 본토 투자자들의 일일 평균 홍콩주식 매입 규모는 이달 들어 지난 2개월 대비 9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강구퉁을 통해 유입된 일일 평균 투자금은 1억9천400만홍콩달러(약 278억원)으로, 지난 4월의 25억홍콩달러, 5월의 26억홍콩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본토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홍콩증시 투자 열기가 약화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빅테크 업체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는 데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거래까지 막고,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중국과 미국의 정책 긴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궈센증권의 게리 칭 애널리스트는 "홍콩증시는 6월에 밀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가 높아지고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하지만 본토 투자자들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항셍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4배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 500지수는 18.7배, 유럽의 스톡스 50지수는 18.7배에 달한다.

항셍지수는 지난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밀리며 2015년 12월 이후 최장기간 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수는 지난 3개월 동안의 박스권 장세 돌파에 실패하면서 지난주 다시 횡보장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증시에서 매일 155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독점 규제가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망치기 전까지만 해도 역외 시장에 대한 본토 뮤추얼펀드의 판매가 호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독점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은 항셍지수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들이다.

항셍지수에서 8%의 비중을 차지하는 메이퇀은 지난 2월17일 고점대비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온디맨드 배달 서비스업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텐센트 역시 일부 사업부가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1월 고점보다 주가는 20가량 하락한 상태다.

센트럴차이나증권은 "거래량은 적은데, 이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방향성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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