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사가 일드 커브 플래트닝에 대응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참가자는 플래트닝 장세에서 보험사 채권운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가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살 때 손익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불(bull) 플래트닝인지, 베어(bear) 플래트닝인지에 따라 보험사 손익이 달라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커브 플래트닝이 나타나더라도 금리 레벨이 과거보다 낫다는 진단도 있다.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커브 플래트닝 앞당겨질 것…보험사 채권운용 어려워질 수도"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2.8bp 올랐다. 국고채 2년과 3년 금리는 각각 17bp, 4.9bp 상승했다.

국고채 10년과 30년 금리는 각각 7.8bp, 10.7bp 하락했다.

앞서 지난 4월 국고채 3년, 10년, 30년 금리는 각각 0.8bp, 7.1bp, 10.5bp 올랐다.

시장참가자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보험사도 일드 커브 플래트닝에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 4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커브 플래트닝 전환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겨지면 단기영역 금리부터 영향이 커진다"며 "중단기 구간 대비 장기물 채권투자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반영과정에서 5년 이하 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3-10년 스프레드는 미 10년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 국내 적자국채 우려 소멸, 3년 금리 추가 상승 등을 반영해 70bp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국고채 수익률곡선이 평탄해졌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보험사도 커브 플래트닝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커브 플래트닝 장세에서 보험사가 채권을 운용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보험사 한 운용역은 "장단기 채권 교체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채권매각익을 내서 운용이익률을 높일 수 있고 듀레이션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수입보험료가 감소할 때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을 매각해 장기채를 사들일 수 있다"며 "그러나 플래트닝에서 장단기 채권 교체매매를 하면 손익이 나빠질 수 있어 고민"이라고 했다.

◇ 불(bull)이냐 베어(bear)냐…美 테이퍼링 이슈도 '변수'

불 플래트닝인지, 베어 플래트닝인지에 따라 보험사 대응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듀레이션갭이 대부분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단기보다 장기금리 하락폭이 커지면 갭이 확대된다"며 "그러면 보험사는 장기채를 늘려야 한다. 이에 따라 다시 장기금리가 하락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점이 보험사 자본관리를 어렵게 만든다"며 "이런 문제는 불(bull) 플래트닝에서 나타난다. 베어(bear) 플래트닝에서는 그나마 괜찮다"고 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할 때는 베어 플래트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률곡선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수익률곡선 평탄화가 나타나더라도 과거보다 낫다는 얘기도 있다. 보험사 다른 운용역은 "2019년 장단기 금리차를 생각하면 지금은 양호한 편"이라고 했다.

2019년 3월말 국고 3-10년 금리차는 14.3bp, 10-30년 금리차는 3.2bp다. 이달 11일 3-10년 금리차와 10-30년 금리차는 각각 82.5bp, 8.4bp다.

향후 미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시장은 미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 미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최근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미 금리는 하락했다"며 "이 때문에 테이퍼링 이슈 등을 계기로 미 금리가 반등할 때 그 강도가 강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곳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미 테이퍼링 이슈가 재부각될 때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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