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주문 축소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진 데 따른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비보(VIVO)와 오포(OPPO·歐珀), 샤오미(小米) 등은 올해 2분기 들어 10% 수준의 오더컷(주문 축소)을 시작했다.

이들 스마트폰 업체는 주요 시장인 인도와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스마트폰 판매 증가세가 꺾였다.

인도는 연간 1억5천만대가 판매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점유율은 각각 1위(샤오미), 비보(3위), 리얼미(4위), 오포(5위)를 나타내는 등 특히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 시장 점유율 2위는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인도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7일 "샤오미, 오포, 비보, 리얼미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인도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2분기 인도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2천800만대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25%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코로나19 영향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반기 역시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재고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7억5천만대에서 7억2천만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줄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는 지난 4월이 전월 대비 매출이 약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코로나19로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부품 주문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지난 4월 초 3천314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3천대 초반에 머무르며 좀처럼 고점을 뚫지 못하고 있다.

연초 9만6천8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도 7만~8만원대를 맴돌면서 좀처럼 9만원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서버용 D램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전체 D램 가격은 회복될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가격 가격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의 이동 통신 인프라 사업 착수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미국, 유럽 지역의 포스(POS) 단말기, 오락 기기 등 소비제품 수요도 늘면서 연말까지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업체들이 사용하는 서버 D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한 뒤 최근 들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C 수요 증가는 이미 정점을 통과했고 모바일 지표는 견조하지만 증가율이 더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반도체 수요는 서버>모바일>PC 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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