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카카오뱅크가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나섰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에 쏠린다. 최근 IPO 기업에 대한 거품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하반기 IPO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카카오뱅크도 내부적으로 공모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공모가격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10조~20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천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카카오뱅크는 9조3천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장외시장에서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4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카카오뱅크 자본의 10배 수준인 국민은행이 주축이 된 KB금융의 시가총액이 현재 24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장외시장 가격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카카오뱅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고속성장한 점을 감안해도 기존 금융주와 비교해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과 수익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은행을 뛰어넘는 테크 기업으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를 두고 의문이 적지 않다. 기존 금융업의 사업모델을 탈피한 플랫폼 기반혁신이나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등이 아직 보이지 않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반 리테일 뱅크에 가깝고 출범초 기대했던 금융권 내 파괴적 혁신은 부재하다"며 "현재 장외가격은 비상장 및 공모주 열풍, 막연한 낙관편향적인 전망이 만들어낸 신기루에 가까워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약 17조5천억원 내외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상장 대어들이 대거 IPO에 나서는 것도 카카오뱅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다음달 역대 최대 규모인 5조6천억여원 공모에 나선다. 이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최근 IPO 대어들의 공모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최대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SD바이오센서도 내달 6천억원 규모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과 롯데렌탈, 한화종합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도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들 기업들도 대체로 조(兆) 단위 공모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중복 청약 수혜도 입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예비 상장기업에 대해선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공모주를 청약할 수 있는 중복 청약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과열된 공모주 청약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이러다 보니 카카오뱅크도 내부적으로 상장 흥행을 위해서 적정 상장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사들이 앞서 진행하는 공모에 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게 되면 오히려 청약률이 더 낮아질 위험도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정확한 상장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적정한 시점을 내부에서 고민하는 중인데, 늦어도 3분기 내에는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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