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시중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시장 선점을 위해 비금융 데이터 반영을 확대하는 등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일 '리브엠(Liiv M) 폰 드림 대출'을 출시하며 통신사의 통신비 납부이력을 바탕으로 대출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새로운 CSS는 통신료 납부이력과 이용패턴 등의 통신정보를 기존 금융정보와 접목해 개인의 상환능력을 평가한다.

해당 대출은 휴대폰 단말기 구매자금 대출인데, 국민은행은 일반적으로 이를 필요로 하는 고객이 주부나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씬파일러)인 것을 감안해 새로운 CSS에 대안 데이터를 반영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번 상품의 잠재적 고객인 중·저신용자, 금융이력 부족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대출금리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국민은행 기준 신용등급 1~5등급인 고객은 연 3.4%~3.7%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6~7등급인 경우에도 연 4.1%~4.4% 수준이다. 대출기간(1년~3년)에 따라 금리가 다르게 적용된다. 기존 통신 3사의 단말기 할부수수료가 통상 연 5.9%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p)가량 더 낮은 셈이다.

우리은행도 이달 초 대안정보를 활용한 비대면 CSS를 개인사업자까지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기존에 운영 중이었던 중·저신용자 및 금융이력 부족자를 위한 비대면 CSS에도 통신정보를 추가로 적용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내 배달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서비스 이후 기존 금융 데이터와 배달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적인 CSS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등 기존 배달앱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빅테크들이 기존에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금융이력 부족자에 집중해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들이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인 금융이력 부족자와 중금리대출 시장을 모두 선점하기 이전에 고객층을 확대하고자 하는 셈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저신용자 위주의 대출을 확대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현재 관련 CSS를 고도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에는 휴대폰 소액결제정보를, 내년에는 카카오페이 결제정보, 공공정보 등을 CSS에 반영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중 주주사 보유 결제정보 등을 활용해 CSS 모형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금리대출이 금융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건전성 우려 때문에 무작정 상품을 출시하고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소액대출 등 비중이 작은 상품을 먼저 출시하고 향후 리스크 관련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이를 적용하는 범위가 점차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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