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고점을 높이자 서울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이 단기간 급격히 상승한 만큼 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까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환율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연고점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1,154.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이번 한 주간 14.50원 급등했다. 지난달 말 1,120원대 중후반에 머물던 환율은 약 한 달 만에 30원 가까이 치솟았다.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외환 당국은 아직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소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환율의 속도만 조절하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환시 참가자들은 높아진 환율 레벨에도 외환 당국 경계감이 아주 강한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원화 약세가 달러화 추이 등 글로벌 통화 흐름에서 크게 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50원 부근에서 등락하는 환율 레벨에 '빅 피겨'와 같은 특정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외환 당국 경계감이 있지만, 환율이 크리티컬한 레벨에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당국은 약간의 스무딩 정도로 시장에 개입하는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최근 원화의 약세가 다른 통화 대비 특별히 두드러지지도 않았고 원화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전방위적 달러 강세 국면 속 당국이 굳이 실탄을 이용해 특정 레벨을 사수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미 달러화 지수는 전일 한때 93선을 상회하며 석 달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딜러는 "최근에는 매수 수급이 환율을 끌어올린 영향도 있어서, 당국이 개입한다면 오히려 특정 수급 물량만 받아주는 셈이 된다"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환시의 외환 당국 경계심은 향후에도 달러-원 환율의 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해주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시장에서 외환 당국 경계감이 아주 강하지는 않다"며 "스무딩 정도로 환율의 상승 속도를 조금 조절하는 정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환율의 상단이 계속 막히다 보니 적극적으로 롱 플레이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환율이 소폭 빠지면 사고, 업체 수요가 나오면 이에 기대 조금 달러를 사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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