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데다, 중국 규제강화에 따른 주식시장 불안도 커지면서 채권 수요는 지속되는 양상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4.08bp 하락한 1.23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0.49bp 오른 0.207%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16bp 내린 1.894%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07.5bp에서 102.9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은 7월 FOMC 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10년물과 30년물 채권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 수익률은 1.23%대까지 하락했고, 30년물 수익률은 1.90%선을 밑돌았다.

이와 달리 2년물 수익률은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소폭 올랐다.

이번 7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오히려 8월말 잭슨홀 심포지엄이나 9월 FOMC 회의에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일찍 테이퍼링의 힌트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경제지표는 6월 내구재수주, 5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7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7월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발표됐다.

미국 6월 내구재수주는 전월보다 0.8% 증가했지만 월가 예상치인 2.0% 증가는 밑돌았다.

미국 상무부는 6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21억 달러(0.8%) 늘어난 2천57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5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대비 16.6% 올라 1987년 집계 이후 최대폭 상승을 나타냈다.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연율로 17% 올랐다.

7월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연은)의 제조업지수는 27로 전월 26보다 소폭 올랐다. 월가 예상치인 21.5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9.1로 전월 128.9과 비슷했지만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델타 변이 우려는 지속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접종자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다시 권고했다.

해외여행 제한 조치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성장 우려와 달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6%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IMF는 내년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4.9%로 이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오후에 진행된 미 재무부의 5년물 입찰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미국 5년물 입찰은 0.710%에 발행됐는데 입찰 당시 시장 평균 수익률인 0.710%와 같았다.

응찰률은 2.36배로 6개월 평균인 2.35배를 소폭 웃돌았다.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58.1%로 6개월 평균 59.3%보다 낮았고, 직접 낙찰률은 17.7%로 6개월 평균인 15.9%보다 높았다.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24.18%로 6개월 평균 24.8%를 밑돌았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7월 FOMC 회의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 회의로 결정이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뮤지니치앤코의 에릭 뮐러 디렉터는 "다음 인플레이션 수치가 미 연준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7월 회의에서 정책금리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설명이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개선이 눈에 띄지는 완전고용이라는 암묵적인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이번달에도 FOMC 금리 포워드가이던스는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어스베어의 데이비드 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 내에서 테이퍼링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의견이 매우 다양함을 고려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찬반 의견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연준은 다음 미팅에서 공식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 전망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전반적인 낙관론은 테이퍼링을 선호한다"면서도 "델타 변이 확산, 10년물 채권수익률 하락을 포함한 시장의 불안, 고용시장의 회복 부진 등은 8월과 9월 회의까지 결정을 기다려야 할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SEB 페드와처인 엘리자베스 코펠만은 "미 연준이 이번주에 테이퍼링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지만 아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제롬 파월 의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중요하고 지속적인 상승 압력의 신호에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근의 메시지를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오는 8월말 잭슨홀 심포지엄이나 9월 회의에서 다가오는 테이퍼링 결정에 대한 표시를 하고, 오는 11월 회의에서 공식 결정을 할 것"이라며 "테이퍼링은 12월에 하거나 내년초에 다소 늦게 시작할 위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빅테크 보고와 미 연준 회의와 함께 치열한 48시간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델타 변이 확산과 중국 주식 급락 등의 리스크 요인으로 채권수익률이 다시금 최근의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열려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존 벨로우스 웨스턴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델타변이 확산과 중국 규제 단속에 따른 중국 주식 급락을 주목하며 "중국 자산의 가격 재조정 리스크와 중국의 긴축 정책은 또 다른 위험으로 중국을 넘어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위험 중 하나가 심화될 경우 수요는 다시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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