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이하 미 동부 시간)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와 중국 증시 하락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약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데다, 중국 규제 강화에 따른 주식시장 불안도 커지면서 채권 수요는 지속되는 양상이다.

달러화 가치는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정례회의에 돌입한 가운데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결과를 설명할 때까지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뉴욕유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6%로 유지하면서도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은 6.3%로 이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하향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선진국에 못 미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경제에 계속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성장률이 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백신 접종자도 다시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CDC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이들도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연준의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둔 경계 심리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더라도 정상화 과정은 점진적이고 인내심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7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오히려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이나 9월 FOMC 회의에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일찍 테이퍼링의 힌트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6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는 월가의 예상보다 더 적게 늘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21억 달러(0.8%) 늘어난 2천57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0% 증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5월 내구재 수주는 2.3% 증가에서 3.2%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27로, 전월의 26에서 올랐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5를 크게 상회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9.1로, 2020년 6월에 기록한 13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5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연율로 16.6% 올랐다. 이는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연간 상승률로는 최대폭이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5.79포인트(0.24%) 하락한 35,058.5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84포인트(0.47%) 떨어진 4,401.46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0.14포인트(1.21%) 밀린 14,660.58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3대 지수는 전날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과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았다.

홍콩 증시는 이틀 연속 4% 이상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증시도 당국의 규제 여파로 2% 이상 떨어졌다. 특히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하락 압력을 크게 받았다.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다음 날 나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높아졌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테슬라의 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분기 순이익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UPS도 예상치를 웃돈 순익과 매출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7%가량 하락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실적 호조에 1% 이상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 임의 소비재와 통신, 에너지, 기술주가 1% 이상 하락했고, 유틸리티, 부동산, 헬스 관련주는 오름세를 보였다. 유틸리티 관련주는 1.7%가량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차익 시현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바 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연준의 다음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차질, 아시아에서의 이벤트 등으로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차익 시현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4%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78포인트(10.13%) 오른 19.36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4.08bp 하락한 1.23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0.49bp 오른 0.207%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16bp 내린 1.894%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 107.5bp에서 102.9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과 30년물 채권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 수익률은 1.23%대까지 하락했고, 30년물 수익률은 1.90% 선을 밑돌았다.

이와 달리 2년물 수익률은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소폭 올랐다.

오후에 진행된 미 재무부의 5년물 입찰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미국 5년물 입찰은 0.710%에 발행됐는데 입찰 당시 시장 평균 수익률인 0.710%와 같았다.

응찰률은 2.36배로 6개월 평균인 2.35배를 소폭 웃돌았다.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58.1%로 6개월 평균 59.3%보다 낮았고, 직접 낙찰률은 17.7%로 6개월 평균인 15.9%보다 높았다.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24.18%로 6개월 평균 24.8%를 밑돌았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7월 FOMC 회의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 회의로 결정이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뮤지니치앤코의 에릭 뮐러 디렉터는 "다음 인플레이션 수치가 미 연준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7월 회의에서 정책금리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설명이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개선이 완전고용이라는 암묵적인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이번 달에도 FOMC 금리 포워드가이던스는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어스베어의 데이비드 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 내에서 테이퍼링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의견이 매우 다양함을 고려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찬반 의견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연준은 다음 미팅에서 공식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 전망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전반적인 낙관론은 테이퍼링을 선호한다"면서도 "델타 변이 확산, 10년물 채권수익률 하락을 포함한 시장의 불안, 고용시장의 회복 부진 등은 8월과 9월 회의까지 결정을 기다려야 할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SEB 페드와처인 엘리자베스 코펠만은 "미 연준이 이번 주에 테이퍼링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지만 아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제롬 파월 의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중요하고 지속적인 상승 압력의 신호에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근의 메시지를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오는 8월 말 잭슨홀 심포지엄이나 9월 회의에서 다가오는 테이퍼링 결정에 대해 표시를 하고, 오는 11월 회의에서 공식 결정을 할 것"이라며 "테이퍼링은 12월에 하거나 내년 초에 다소 늦게 시작할 위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빅테크 보고와 미 연준 회의와 함께 치열한 48시간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델타 변이 확산과 중국 주식 급락 등의 리스크 요인으로 채권수익률이 다시금 최근의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열려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존 벨로우스 웨스턴에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델타 변이 확산과 중국 규제 단속에 따른 중국 주식 급락을 주목하며 "중국 자산의 가격 재조정 리스크와 중국의 긴축 정책은 또 다른 위험으로 중국을 넘어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위험 중 하나가 심화할 경우 수요는 다시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71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400엔보다 0.688엔(0.6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820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053달러보다 0.00156달러(0.1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69엔을 기록, 전장 130.30엔보다 0.61엔(0.4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8% 하락한 92.447을 기록했다.

시장은 연준이 가파른 인플레이션 상승세와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 속에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글로벌 주요 경제 대국 채권 수익률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대규모로 국채를 매입하는 등 양적완화에 나선 영향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따른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인플레이션 BER(명목 국채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 10년물은 마이너스 1.147%를 기록했다. 독일도 10년물 BER이 마이너스 1.1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독일 분트채 10년물은 마이너스 0.4263%에 매수호가가 제시되는 등 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 언저리까지 밀렸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증시의 주요 지수가 패닉성 폭락 장세를 보이면서 역외 위안화 환율이 한때 달러당 6.52위안에 호가되는 등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앞으로 역외 위안화 동향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중국에 투자했던 해외 투자자들이 철수하는 데 따른 파장일 수도 있어서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을 비롯해 알리바바, 징둥, 텐센트 등 중국의 스타급 IT기업들에 철퇴를 가하면서 대중국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중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데 따라 불확실성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포지션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주부터 달러화에 대해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연준이 통화정책 지원을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가 한 달여 간 강세 흐름을 이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의 규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위원들은 테이퍼링의 규모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최근 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다소 관망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니까, 그들은 (테이퍼링을) 살짝만 다루려고 할 것"이라면서"하지만 매파들이 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달러화 가치가 여름 동안 양호한 급등세를 보였다"면서 연준의 이벤트 리스크는 달러화 강세론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할 명분이 된다고 진단했다.

MUFG의 리서치 헤드인 데릭 할페니는 "우리는 경제가 성장의 정점을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공급망 병목 현상도 일부가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6센트(0.4%) 하락한 배럴당 7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날 가격은 7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진스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원유 수요가 "델타 변이의 잠재적 여파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 정부의 경제적 개입 등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는 물론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등 글로벌 위험회피가 커지는 점도 주식 등 위험자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톰 프리든 전 미국 CDC 국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코로나 확산 추이가 영국과 비슷하다면 앞으로 4~6주 이내에 하루 최대 20만 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하루 20만 건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월이 마지막이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입원 환자가 급증하며 비필수적 수술을 중단하는 사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봉쇄가 다시 강화돼 글로벌 성장 회복을 방해하고 원유 수요 증가세가 억제될 것이라는 우려로 이날 유가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유 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감산을 완화하더라도 내년까지 공급 과잉에 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다음날 나올 미 에너지정보청(EIA) 원유 재고 자료도 주시하고 있다.

S&P글로벌 플랫츠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2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25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는 130만 배럴 줄고,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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