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산매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점차 하락폭을 키웠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0.82bp 하락한 1.228%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0.78bp 오른 0.215%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1.03bp 하락한 1.884%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02.93bp에서 101.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7월 FOMC 정례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초반 한때 1.27%까지 올랐고, 30년물 수익률도 1.93%대에 고점을 기록했다.

오후 3시 무렵 각각 1.26%대와 1.90%대를 기록했던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각각 1.23%대와 1.89%대로 레벨을 낮췄다.

2년물 수익률은 3시 무렵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미국 국채수익률은 지난 6월 FOMC 직후에는 일제히 급등한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지난 6월 회의에서 미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빠른 2023년에 2번의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예고를 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채권 매도에 나섰지만,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확대된 가운데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점차 하락 국면을 보였다.

이날 채권시장은 연준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향후 테이퍼링에 대한 시그널을 어떻게 설명할지에 주목했다.

이번 FOMC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구체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약했다.

연준은 7월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월 1천200억달러 규모로 유지하기로 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같은 속도로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테이퍼링 시기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1970년대와 같은 급등세나 패닉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며 점차 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스탠딩 레포(Standing Repo Facility:SRF)를 새로 도입했다. 스탠딩레포는 담보로 국채 이외에도 기관채, 기관이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받을 예정이며 최대 운용 규모는 5천억달러로 오는 29일부터 적용된다. SRF 금리는 0.25% 수준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 우려에 대해서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912억달러로 지난 5월 대비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2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408만9천 배럴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220만 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었다.

주간 모기지신청건수(지난 23일 주간)는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전주보다 5.7% 증가했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올해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1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재융자 신청이 급증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 FOMC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 결정을 내보이지 않았지만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FOMC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겠지만 테이퍼링 시기나 구성에 대한 명확한 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유니크레딧은 테이퍼링 결정이 어려운 이유로 "테이퍼링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어 합의 도출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경제상황이 연준 목표치를 향해 진전된 상황을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라이트슨 ICAP 이코노미스트들은 "FOMC에서 채권매입을 축소하기 위한 공을 올려놓았을(tee up)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액션을 취할 준비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슨 ICAP은 "연준이 이전에 한 코멘트를 어기지 않을 것으로 보며, 가능한 한 빨리 테이퍼링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11월에는 테이퍼링 발표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그 과정은 자동조정장치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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