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리변동성이 커진 탓에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종료 이후 지급여력(RBC)비율을 집계해 보니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을 당시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케이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163.3%까지 낮아졌던 KB손해보험의 RBC비율은 상반기 말에는 179.5%로 16%포인트(p) 이상 올랐다.

2분기 중 총 3천790억원 수준의 대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점이 RBC비율 개선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당초 기대치와는 괴리가 있는 수준이다.

KB손보는 후순위채 발행 초기에는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RBC비율을 183.9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특히, 수요예측이 흥행하자 KB손보는 발행액을 2배 수준으로 키워 총 3천79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찍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RBC비율 예상치 또한 183.93%에서 192.13%로 10%p가량 높아졌다.

하지만 2분기에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 점이 악영향을 줬다.

KB손보의 현재 RBC비율은 2천억원을 발행했을 당시의 목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발행 당시보다 6월 말 국고채 금리가 더 오르면서 RBC비율이 예상만큼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장기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으로 보험사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론 채권평가손실 확대로 RBC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7월 말 1.281%까지 낮아졌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1.713%, 올해 6월 말에는 2.092%까지 뛰었다.

RBC비율 개선폭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KB손보의 추가 자본확충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KB손보는 올들어 총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밝히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각각 4천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서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후순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보험사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들어서는 금리 방향성이 바뀌면서 평가손실 우려가 일부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금리가 다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2023년 도입될 새 국제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추가 자금조달이 급한 보험사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어 발행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