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향후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91억3천330만 원 규모로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265억8천600만 원 규모를 나타냈고,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종목 중 가장 높은 27.54%였다.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두 기업 모두 전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향후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각각 0.25%, 3.17%씩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전일 2분기 확정 실적이 나온 삼성전자의 경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일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6천716억 원, 영업이익 12조5천66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오히려 메모리 공급 과잉과 부품 가격 상승, 폴더블폰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향후 실적 둔화 우려를 제기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목표 주가도 기존의 9만4천 원에서 9만2천 원으로 소폭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수요 둔화, 메모리 설비투자액(Capex)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 하락 추세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어 향후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지에 대해선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면서도 "수요의 둔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메모리 공급 과잉, 가격 환경의 하락 전환이라는 우려를 시원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시장은 수요가 하락 반전되면 현재의 호황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이는 호실적에도 부진한 주가의 배경이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난 20일부터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거래 대비 공매도 비중이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27일까지 일주일간 코스피 시장 내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면세점 매출과 해외 수익성이 기대를 하회하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진 점이 공매도 수요를 자극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은 1조1천7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912억 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58.9% 증가했으나 기대치는 하회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 화면(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2분기 실적 전망치는 1천72억 원의 영업이익과 1조1천991억 원의 매출이었다.

실적 발표 후 전일 하루에만 신한금융투자, NH투자, KB를 포함한 12개 증권사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정수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주요한 채널인 면세 및 중국향 성장세가 아쉬웠다"며 "3분기 국내 코로나19 재확산과 중국 성장세 둔화 우려를 감안할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피크아웃' 우려 속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공매도 증가는 후행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으나 공매도의 경우 업틱룰이 있어서 특정 종목 가격을 크게 낮추진 못한다"면서도 "공매도가 나오는 타이밍은 주로 고점이 확인된 후 하락하는 과정에서 출현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대응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