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결제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며 카드사의 시장 지위를 예상보다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3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초 '카드 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이후 지난해에만 200여 개에 달하는 신용카드 상품을 단종시키는 등 5년 수익성이 보장되는 상품만 출시하고 있다.

기존에 수익성을 포기하고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려주던 카드 상품은 아예 출시 자체가 되지 않고 있고 출시된 이후에도 단종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반면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빅테크 업체들은 마케팅 비용에 제약이 없어 잠재적인 신용카드 고객들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다.

네이버의 핀테크 부문은 외부 제휴처 확대 및 기존 제휴몰 성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41.2% 증가한 2천3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지난 2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동기 대비 47% 성장한 9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거래액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고 송금을 제외한 결제와 금융 서비스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카카오페이는 거래액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대비 58% 급증한 22조8천억원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송금 부문과 결제 부문이 모두 포함돼 있다.

카드사와는 다르게 마케팅 비용에 특별한 제약이 없는 빅테크 기업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각종 결제할인 등 네이버페이 프로모션을 진행해 마케팅비를 1천760억원을 썼고 이는 전년 대비 53% 급증한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도 결제시 포인트 적립 등 꾸준히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지난해 마케팅비가 2천323억원에 이르렀고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아직 시장 전체로 보면 신용카드사의 결제 부문 지위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경쟁사들의 등장은 시장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마케팅비 부담에도 이르면 내년에 결제 부문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용카드는 기술발전과 정책지원으로 핵심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지만, 최근 간편결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인 변화 등이 맞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가 과거 현금결제를 대체하던 필수적인 요건을 이미 갖춘 상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작년부터 이미 비용 절감을 위해 역마진이 날 수 있는 상품은 아예 설계 단계에서 반려한다"며 "정책 변화가 없는 한 예전처럼 혜택이 많은 카드 상품을 내놓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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