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채권시장은 박스권 내에서 적정 금리 수준을 탐색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순상환(넷 바이백)을 빌미로 단기 구간에서는 강세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 장기물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현황 등을 살피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전일 장 마감 후 기재부는 다음달에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으로 마련된 2조원의 국고채 순상환(넷 바이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달 11일에 예정된 시장조성용 바이백(조기상환)을 포함하면 바이백 규모가 4조원으로 불어난다.

기재부의 넷 바이백은 시장에 순수하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책이다. 매입 시기와 종목은 추후에 공지하기로 했다. 올해 도입한 '긴급 바이백'을 활용한다는 취지다.

정부의 긴급 바이백은 채권시장이 특정 방향으로 오버슈팅 할 때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채권 매수 심리가 취약할 때 시장조성용 바이백도 효과가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2조원의 넷 바이백은 공지 즉시 바로 시장흐름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기재부의 소통 능력을 고려해 볼 때 실기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서울채권시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국민 담화 이후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프라이싱했다. 국고 3년물 상단이 열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세에도 흐름이 위쪽으로 진행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가격 하락의 재료로 '금리인상'을 꼽은 만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인상을 미룰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다.

국내 부동산 가격에는 더욱 불이 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주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값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이벤트에는 단연 '금리인상'이 거론된다. 집값을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는 인식은 정부나 금통위원들이나 공통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서울채권시장 참가자 중 일부는 8월이 아닌 10월 금리인상으로 본다.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때문이다. 이날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천7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안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1천명 이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경제회복 흐름을 끊지 않도록 플랜을 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민생경제장관회의에서 추경을 신속히 집행해 소상공인들의 피해 복구를 최우선으로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일자리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저신용등급 국민을 위해서는 정책금융을 확대와 신용회복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물가상승까지 우려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근거와 부작용 해소 방안 등을 다수 포함했다.

정부는 이날 18~49세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한다. 8월부터 1천700만명을 접종한다. 8월에는 백신 약 2천900만회분, 9월에는 4천200만회분이 공급된다고도 약속했다. 9월까지 전국민 70%가 백신을 접종하는 계획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학교 전면 등교 등은 다음달 둘째 주 전에 확정될 방침이다. 4차 대유행을 조기에 극복하고 일상을 정상화하려는 방역 노력은 계획하에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와 공존해도 경제가 원활히 돌아간다면 금리정상화를 계획하는 금통위원들의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 요소인 델타 변이의 파급력이 관건이다.

금통위가 얼마나 강한 금리정상화를 진행할지는 다음달 회의까지 불확실성이 남았다. 다만, 정부의 긴급 바이백이 있다면, 채권시장도 '질서 있는' 금리 조정을 할 수 있다. 변동성에 대한 불안이 다소 누그러져 수급이 대폭 쏠리는 현상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2.2% 늘어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조사한 전문가 컨센서스(1.44%)도 웃돌았다. 다만,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개월 만에 하락했다. 4차 대유행 전 국내 경제는 확실히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전 8시30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한다. 오전 9시에는 기재부의 산업활동동향 평가가 나온다.

미국채 금리는 박스권 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가능성과 경기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간밤 미국 상무부는 올해 2분기(4~6월) GDP가 계절 조정 기준 전기 대비 연율로 6.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인 8%대를 밑돌았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3.49bp 오른 1.2685%에 마감했다. 2년물 금리는 0.77bp 내린 0.2032%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3.60포인트(0.

44%) 오른 35,084.53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51포인트(0.42%) 상승한 4,419.

15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68포인트(0.11%) 뛴 14,778.2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43.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46.50원) 대비 3.1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이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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