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부동산 규제가 빅테크 규제보다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기술기업 규제로 빅테크의 시장가치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으나 부동산 규제가 더 심각해질 경우 반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노무라에 따르면 부동산과 연관된 건설 자재, 가전 등의 비중이 지난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4%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중국 정부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WSJ은 중국 집값 상승의 원인에 대해 "중국 부동산 시장은 경기 침체기에 경제를 부양하는 중요한 지렛대였기 때문에 꾸준히 시장은 긴축과 완화의 순환을 겪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시장 긴축 정책은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세 가지 레드라인' 정책으로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레버리지를 제한하기 시작됐다.

주택담보대출도 이전보다 비싸졌을 뿐 아니라 승인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됐다.

중국이 치솟는 집값에 대해 규제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개념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매체는 중국의 집값과 출산율 저하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서도 나온 바가 있다고 지적하며 감당하기 어려울 수준의 집값은 빈부격차의 주요 원인인 동시에 자녀 양육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시장은 경제와 긴밀히 얽혀있기 때문에 규제를 갑작스럽게 강화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WSJ은 경고했다.

먼저 부동산 시장은 국가 재정의 주된 수입원이다.

노무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방정부 수입의 30.8%가 토지 매매다.

부동산이 중국 가구원의 주된 자산군이어서 정치적 민감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일 경우 이미 취약한 소비 지출이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도 매체는 경고했다.

WSJ은 부동산 시장이 힘을 잃으면 건설경기도 둔화하게 되는데 이 영향이 은행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행의 경우 부동산 대출 부실률은 지난해 6월 0.41%였으나 올해 6월에는 4.91%로 증가했다.

매체는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고 고용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중국 시장을 오래 봐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하며 중국 정부가 재차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규제가 너무 오래 지속될 경우 금융 안정성과 경제 성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5시 1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