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의 HMM 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필요가 있다며, HMM의 실적 개선세에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13일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HMM 보유 지분의 단계적 매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인수·합병(M&A) 여건이 조성되면 보유 지분을 조금씩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해양진흥공사 중심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산은 보유 주식은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구조조정 목적이 달성되면 정책 당국과 유관기관 협의를 통해 매각을 결정할 것이고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추진 중이고 그 계획에 따라 정부 정책에 따라 HMM 영구채를 지원했기 때문에 처리 방안 역시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의해야 하며, 전제는 HMM 정상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많은 돈을 벌었고 내후년 이익이 별로 없을 것이며, 올해 수익이 생기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또 이 자금으로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을 해야 한다"며 "HMM이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낸 배경에는 직원들의 노력도 있었으나 컨테이너선 신조 정책 지원과 함께 시황 개선 덕이 컸다는 것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간 적자를 냈던 기업이고 누적 적자가 4조6천억원에 달하는 취약기업이어서 경영 호조를 바탕으로 정상화 기반을 닦는 것이 급선무"라며 "시황이 정상화되면 해운 운임이 낮아질 것이고 HMM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으며, 내후년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HMM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HMM 노사간 자율합의를 기반으로 임단협을 한 것은 진일보한 것이지만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매년 갱신보다는 다년간의 임단협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호봉제도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원활한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승인과 관련해서는 "현대중공업에서 EU와 긴밀히 협의 중의나 예측은 쉽지 않고, 전 세계 1, 2위 기업의 결합인 만큼 경쟁당국의 면밀한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처음 추진 했을 때는 컨테이너선이 승인 심사의 주안점이 될 줄 알았으나 컨테이너선은 아무 문제 없었고,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늘어나면서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 결과 확인 전까지 기다릴 생각이며 플랜 B뿐만 아니라 C와 D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서 이번 거래가 꼭 필요한 만큼 현대중공업과 최선을 다할 것이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 지역사회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가 경쟁당국 승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모든 금융지원을 끊고 홀로서서 책임질 자신 있으면 드리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자 생존할 자신이 있는 것인지, 대우조선해양 국유화와 공무원화를 원하는 것인지 자율에는 책임이 수반된다"며 "거대 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부활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많은 분이 조직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있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있어서 경쟁당국의 협조와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며 "공개적으로 도와달라고 읍소하며, 대우조선해양도 그렇고 아시아나항공도 그렇고 국내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산업은 글로벌 기업 간 사활이 달린 경쟁인데 경쟁당국이 앞장서 나서주고 다른 경쟁당국도 설득해줬으면 좋겠다"며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아마존과 페이스북 규제하려고 하면 미국 경쟁당국이 보호하는데 우리는 다른 곳 하는 거 보고 하자는 기분이 들어서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우며, 대한항공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각국의 승인 요청을 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인 조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나 인수 후 통합전략(PMI) 수행 등 차질없이 통합하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며 "PMI 계획이 잘 진행되려면 회사 임직원의 성공 의지 및 주주들의 관리 감독, 지속적 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칼 주주와의 면담과 관련해서는 "주요 주주들과의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협력 방식에 있어서 업무협약(MOU) 추진 등 세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반도건설은 사전 면담을 통해 협력 의사를 확인했으며 KCGI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KCGI는 유동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KCGI는 엑시트 의사가 있고 산은이 들어오면서 투명성이 달성돼 소기 성과를 거뒀다는 보도도 있고 해서 강성부 KCGI 대표와의 논의는 불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실무진들이 접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 인수에 책임있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진 주체가 참여해야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레 본입찰에 능력 있고 책임있는 경영 주체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에 따라 기반을 마련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제대로 된 사업 주체와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 없이는 만사휴의며, 노조의 협조가 없어도 정상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자가 공장 부지 용도 변경을 노린다는 '먹튀' 우려가 있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며 "공장 이전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장기간이 소요되고 특혜논란이 있으며 반대도 많아 최소 10년 걸리는 공장 이전을 보고 투자자가 쌍용차에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려우며, 하루아침에 먹고 튀는 부동산 투기가 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 이전은 중장기 사업계획에 따라 종합적으로 하는 것이지 단지 땅값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잠재적 투자자가 계획하는 것이다"며 "법원 관리하에 M&A가 진행 중이고 법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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