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증시 긴축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인플레이션만으로 주식 시장이 얼어붙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제프 드그라프 설립자는 "치솟는 물가 상승률이 주식 약세를 이끈다는 증거를 충분히 찾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급등세를 둔화시키기 위해 나설 때 수익률이 역행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0.4% 상승과 전달의 0.5% 오름세과 비교해 상승 폭이 둔화된 것이다.

변동성 식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의 상승 폭은 더욱 낮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에 그치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보였다.

앞서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며 증시가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8월 물가지수의 둔화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제롬 파월 의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미 8월 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장기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4.7bp 내린 1.2769%를 나타냈다. 이는 8월 13일 이후 하루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물가지수 발표 이후 연준이 기존의 테이퍼링 일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채권 금리의 하락에 대해 연준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시장에 위험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드그라프는 "10년물 금리의 반응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한 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안도감을 줬다"며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실제 인플레이션의 예측 변수보다 훨씬 더 나은 정서 지표라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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