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유로존의 에너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겨울이 다가올수록 상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로존의 에너지 위기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무게가 실렸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ICIS 에너지의 스테판 콘스탄티노브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겨울이 다가올수록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인데다 풍력 생산도 줄어들면서 유럽의 전력 가격은 역대급으로 올랐다.

유럽 가스 벤치마크인 TTF(네덜란드 가스허브)의 10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79유로(93.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글로벌플랫츠의 글렌 릭슨 애널리스트도 CNBC에 "가장 큰 요인은 휘발유 가격"이라며 "높은 가스 가격도 탄소 및 석탄 가격을 최고 기록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낮은 풍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소 비가동과 같은 다른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권 공급을 축소하면서 유럽의 탄소 가격이 올해 거의 3배가 됐다고 지적했다.

릭슨 애널리스트는 "올겨울 유럽의 전력가격이 가스 가격에 매우 의존적일 것"이라며 "가격이 앞으로 몇 달간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국가들이 겨울에 필요한 가스 공급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제한 완화와 경제 반등은 더 많은 가스 부족을 초래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을 내세웠던 유럽 정부들도 곤란해졌다.

영국은 2024년 10월까지 석탄 발전을 완전히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지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시 이달 초에 석탄발전소를 가동하기도 했다고 CNBC는 전했다.

CNBC는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우드맥킨지의 머레이 더글라스 리서치 이사는 "우리는 겨울 동안 꽤 높은 가격에 갇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 1월과 2월에 새해가 되고, 더 추워지면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정부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풍력이나 태양광이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는 점은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콘스탄티노브 애널리스트는 "풍력이 충분하다면 상대적으로 전력수요가 적을 때는 영국 전력 수요의 절반이나 3분의 2 이상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로는 바람이 없고, 우리는 다시 오염을 일으키는 석탄 화력발전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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