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위험 없는 한 11월 금리인상 충분히 고려"

"환율, 눈여겨보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노요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은 한두 번의 금리 인상이 끝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는 11월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위험이 없는 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준금리 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이 총재는 "금리를 우리 경제 상황에 맞춰 정상화하는 것은 한두 번에 끝날 일이 아니고 꾸준히 이어나가야 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금융안정 등 다른 부분에 분명히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거대한 항공모함을 돌리는 걸로 비유하는데 한번 돌리면 꾸준히 가는 정책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에, 연내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집값 상승 등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한번 두번 올렸다고 곧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겠다"면서 "워낙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집값만 타겟으로 하는 게 아니고, 특히 차입을 통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우리 경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기에 이걸 시정하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특별한 위험이 없다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연속적으로 올리기보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변동성이 높아지고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도 아직은 단계가 강화된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1월에도 특별한 경제의 큰 위험이 없다면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겠다"며 "11월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과감한 인상 필요성 지적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충분히 수긍한다"며 "10월 금통위에서도 두 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고, 인상 논거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각 반박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지만, 그것을 목표로 하거나 정부의 요구로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금통위원들이 외부 입김을 의식해 결정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맹세하지만, 금통위원은 경제 상황에 맞게 국가 경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통방문에서 '점진적' 표현을 '적절히'로 바꾼 데 대해서는 한번 건너뛴다는 시장 인식을 시정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점진적이라는 표현을 언제부터인가 시장에서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지 않는다고 인식되고 있었다"며 "한번 조정하면 그다음은 건너뛰고 올린다는 도식화"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11월에 올린다고 1월 인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건너뛴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내년 인플레이션은 2%에 근접하는 수준이고, 성장률은 3%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두 정책 모두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위기에 통화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상황에 따라 정책 역할이 달라지긴 하지만, 경기가 개선되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하지만, 불균등한 부분은 재정정책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변동성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환율을 눈여겨보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 전망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맞는다면서도 미국의 테이퍼링과 중국 경제 리스크 확대에 따라 중국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한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 시각 등에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지금 다시 조금 진정되는 추세"라면서도 "환율도 눈여겨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년 말에 시작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긴축으로 돌아서면 모든 나라 중앙은행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동조화가 예상되는데 저희는 훨씬 앞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에 한은이 금리를 올릴 때 연준이 올리기 전에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희 속도대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연준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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