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국내 사모펀드인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조기에 졸업하는데 청신호가 켜졌다.

두산중공업은 19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두산건설 지분 중 54%를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앵커 투자자인 큐캐피탈과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유진자산운용-신영증권PE 등으로 구성됐다.

큐캐피탈 컨소시엄과 두산그룹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디비씨(DBC)는 특수목적회사(SPC)인 더제니스홀딩스를 설립하고, 각각 1천380억원과 1천200억원을 출자한다.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두산건설 지분 54%를 확보한다. 나머지 지분 46%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다.

두산건설 매각은 지난해 대우산업개발과의 협상이 무산된 후 약 1년 3개월만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초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두산건설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새 주인 찾기가 힘들었다.

결국 팔릴만한 자산만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방식으로 선회했으며, 두산건설은 올해 6월 밸류그로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장기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와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을 넘겼다.

이에 대우산업개발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두산과 우선 협상이 진행됐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우려로 주식매매계약 체결 직전 매각이 무산됐다.

올해는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두산건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큐캐피탈로의 매각이 성공하게 됐다.

두산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195억원 대비 178% 가량 증가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매각을 바탕으로 자구계획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으며 연내 재무약정 졸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19 불황 속 사업 기반이 약화하며 재무적 위기를 겪었으나,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 자구안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올해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을 받았으나 대신 자산과 자회사 지분 매각, 유상증자를 포함한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와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모트롤BG 사업부 지분을 매각했고, 중구 두산타워까지 매각하면서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은 사실상 모두 팔았다.

지분 매각과 동시에 두산중공업의 1조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두산퓨얼셀 지분 사재 출연 등으로 현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최종적으로 8천500억원에 매각하면서 시장에 약속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달성을 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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