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으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등장하면서 주식시장을 향한 경계령도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변이 바이러스를 계기로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시장 급락이 예전과 같은 기회를 주지 않으리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주 추수감사절로 조기 폐장했던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유럽증시는 4% 넘는 폭락 장이 연출됐다. 국제유가도 13%나 빠졌다.

그간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배하는 약세장이 끝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주요국이 백신 부스터 샷을 접종하고 경구 치료제도 개발되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파력 더 강한 변이가 등장하면서 전문가들의 분석도 가지각색이다.

29일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종합(화면번호 3000)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는 아시아 증시 급락세를 따라 1.47% 하락한 2,936.44에 마감됐다. 코스닥도 0.96% 내렸다.

전 업종을 대상으로 낙폭이 확대된 가운데 의약품과 의료정밀 등 진단키트, 치료제를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업종만 상승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86%는 하락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80% 넘는 상장사의 주가가 내렸다.

이에 연말 랠리,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시장은 코스피 하단을 2,800선까지 낮추는 모양새다. 겨울철 바이러스 확산이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지난 5월 초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 확산 국면에서 코스피는 평균 4%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학습효과를 고려하면 2,800선 대 중반부터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나, 코로나19 종식 기대가 확산한 만큼 충격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폭 과대시 매수(Buy the dip) 전략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을 둘러싼 환경의 투자심리가 좋지 않아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의 경험으로 급락은 곧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게 부각될 수 있지만 섣부른 대응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오미크론 충격 여부와 상관없이 기대 인플레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등장에 시장의 관심은 국내외 정책당국의 스탠스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30일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가 관건이다.

신 연구원은 "추가 완화책보다는 일단 지켜보자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며 "낙폭 과대시 매수 심리가 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대 인플레가 둔화하는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각에선 국내 주식투자를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3월에 경험한 패닉셀과 비교해 백신 보급률이 높아서다. 절대적인 지수 낙폭이 클 경우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구원투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패닉셀이 아니라면 과거 밸류에이션 잣대는 큰 의미가 없다"며 "코스피 2,800선은 이익률 기준 적정 수준 주가다. 연기금의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구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예상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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