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 파운드리가 퀄컴의 차세대 스마트폰용 칩세트인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전량 생산한다.

퀄컴이 TSMC 견제 차원에서 물량의 절반을 맡길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서 삼성 파운드리가 전량을 맡게 된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에서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삼성 파운드리에서 최신 4나노 공정으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그간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를 4나노 공정으로 만든다고 발표했지만 어느 회사에서 제조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퀄컴이 TSMC를 견제하기 위해 TSMC와 삼성 파운드리에 물량을 절반씩 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TSMC는 특유의 '애플 우선정책'을 펼치고 있다.

TSM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파운드리 주문이 급증하자 퀄컴과 AMD 등 주요 팹리스에 대해 20%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반면 애플에는 공급가격을 2~3%가량만 올리면서 퀄컴과 AMD 등 다른 팹리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용 A15 바이오닉, M1, M1 프로, M1 맥스 칩세트 등을 생산하는 데 제조 역량을 모두 쓰면서 퀄컴이 삼성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퀄컴이 스냅드래곤8 1세대 생산을 전량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면서, TSMC 견제 차원을 넘어 퀄컴과 삼성이 동맹 관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퀄컴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서세(AP)를 공급하고 있다.

또 퀄컴이 이번에 공개한 스냅드래온8 1세대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이번 선택으로 4나노 공정 경쟁 구도는 삼성 파운드리 대 TSMC로 굳어졌다.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퀄컴, TSMC는 애플과 미디어텍을 각각 고객사로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차기 AP인 엑시노스 2200도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TSMC가 52.9%로 압도적 1위였고, 2위인 삼성전자는 17.3%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테일러시 부지 주변으로는 미국 최대 PC 제조사인 델 본사를 비롯해 AMD·ARM·퀄컴 등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의 연구소와 지사가 들어서 있어 고객사와 물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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