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나서 가장 먼저 직면할 문제는 재정 절벽이다.

감세 정책과 미국 정부의 일부 재정 지출 항목이 올해 말로 자동 종료되는 재정 절벽을 없애고자 주어진 시간은 1개월여. 백악관은 발 빠르게 재정 절벽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자세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미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만약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재정 절벽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즉각 나설 것"이라며 이르면 7일부터 공화당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합의한 내용, 즉 '그랜드 바겐'을 토대로 재정 절벽 해소를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안 가운데는 민주당이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보험)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같은 중점 추진 사업의 예산 감축에 동의하는 대신 공화당에서 신규 과세 계획을 용인하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느 한 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합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차지했고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사들의 출구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현재의 모습이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민주당은 100명 중 33명을 새로 뽑는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지역인 2곳을 포함해 최소 51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하원의원 선거에서 현재 민주당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일부 의석을 빼앗아오며 다수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상원을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차지하는 현재 구도가 유지되면 재정절벽 문제의 타협은 내년 1분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재정 절벽 문제가 일단락되더라도 '장기 재정적자 감축'이라는 근본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께 부채 한도를 또다시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연방정부 현재 부채가 총 16조1천990억 달러이고 연말이면 법정 상한인 16조4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 신용평가사 이건-존스의 션 이건 이사는 백악관과 미 의회가 재정 절벽을 피하기 위한 합의를 하더라도 이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이사는 "신용등급을 측정하는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인데 미국의 경우 4년 전 75%에서 현재 104%로 극적으로 높아졌다"면서 "미국의 문제는 GDP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