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자체 플랫폼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인터넷·모바일 기반 서비스의 성과지표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등 디지털부문 성과를 주요 실적으로 연결하는 모양새다.

◇이제는 금융지주도 '플랫폼'…"MAU, 1천500만명 넘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계열사 KB국민은행의 플랫폼 '뉴 KB스타뱅킹'의 MAU가 지난달 기준 900만명을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MAU를 1천500만명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기준 은행, 카드, 증권 등 계열사 플랫폼을 모두 합한 그룹 전체의 MAU를 1천881만명이라고 집계했다. 세부적으로 신한은행의 '쏠(SOL)'은 858만명,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pLay)'는 856만명, 신한금융투자의 '알파'는 167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전년 대비 31%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을 종합한 MAU가 800만명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MAU를 1천만명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자 플랫폼 공룡인 카카오뱅크는 꾸준히 뱅킹 앱 1위 MAU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MAU는 지난해 말 1천523만명으로 1년 새 212만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고객수가 1천799만명인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앱에 접속하는 충성고객의 비중이 매우 높은 셈이다. 주요 시중은행인 국민은행 및 신한은행의 MAU와 비교해도 600만명 이상이 높았다.

◇높아진 MAU 기반으로 비대면 실적도 '쑥쑥'

이처럼 높아진 MAU를 기반으로 금융지주들의 비대면 상품 및 서비스의 실적도 한층 성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계열사 신한은행의 수신상품의 68.2%, 여신상품의 59.6%가 디지털을 통해 취급됐다. 신한카드는 금융상품의 59.5%를 디지털로 커버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상품의 87.9%, 담보대출상품의 63.1%가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예적금상품은 67.9%, 펀드상품은 93.6%가량이 디지털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완전 비대면화를 이룬 하나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원큐아파트론'의 누적 취급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천226억원 수준이었다. 건수로 보면 768건이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우리은행에서 지난해 비대면상품을 가입한 고객수가 179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에 15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5% 늘어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신용대출상품의 68.5%, 거치식예금상품의 67.1%가 비대면을 통해 고객에게 공급됐다. 적립식예금상품의 경우에는 90%가, 펀드상품의 경우 82.8%가 디지털을 통해서 취급됐다.

◇올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 전쟁…디지털 투자도 확대

금융지주들은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해 올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금융은 2천400만명에 달하는 그룹의 기반 고객을 바탕으로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영서 KB금융 디지털플랫폼총괄(CDPO)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이 앱에 많이 들리도록 하는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빅테크 대비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 역량을 담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면 고객 체류 시간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경우는 디지털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핀테크 및 이종업종 간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그룹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 등을 통해 지난해 1천869억원을 디지털 기업에 투자했다.

또 지금까지 핀테크, ICT, 생활, 유통, 금융·부동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202개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특히 최근 KT와 4천400억원 규모의 지분 스왑을 통해 맺은 디지털 혈맹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NFT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디지털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IT와 디지털 관련해서 올해 4조원 이상의 비용 투자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 핵심기술에 대한 제휴를 맺고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다. 이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투자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2024년까지 디지털이 강한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로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올해에는 완전 민영화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수익창출력을 강화하면서 차별적 디지털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황원철 우리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금융사의 비대면 채널이 채널적 성격에서 플랫폼적 성격으로 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다"며 "개인고객이 전체적인 금융 니즈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충족할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 나란히 설치된 4대 금융그룹의 현금인출기. 2021.7.23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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