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계약갱신청구권과 대출 이자 부담 속에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가 예년보다 감소했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 계약갱신된 전세 물건이 시장에 풀리더라도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확정일자 신고분)는 8천493건으로 2년 전(1만1천742건) 대비 27.6% 감소했다.

1월만 보면 전세 거래가 1만건을 밑돈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전세 거래가 주춤한 것은 세입자들이 높아진 가격대에 기존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과거처럼 전세자금대출 여건이 용이하지 않아서다.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현재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4~5%대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전세계약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금리 상승이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며 전셋값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이런 효과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수요가 주춤하자 가격도 낮아져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절반 이상이 직전보다 같거나 낮은 가격에 체결됐다.

양천구의 A 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동안 전세가가 많이 올라 세입자들이 빠져나가고 새로운 임차인 찾기가 쉽지 않아 정체되는 분위기"라며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던 목동 일대 단지들도 신학기 이사수요가 끝나 거래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3만1천236건으로 20일 전과 비교해 5.2% 증가했다.

이런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끝난 전세 물건이 나오더라도 높은 가격에 계약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노원구의 B 공인은 "집주인들이 계약갱신이 끝난 물건의 가격을 높여 내놔도 전세자금 대출이 만만치 않아 그 가격을 받을 세입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입주 물량이 늘어나 전세 공급도 한층 많아진다.

직방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입주 예정 물량은 26만657가구로, 이 가운데 41%(10만8천144가구)는 상반기, 59%(15만2천513가구)는 하반기에 각각 예정돼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가 감소하는 가운데 전세 실거래가도 3개월 연속 하락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수도권의 전·월세 물건 적체가 심화하고 하반기 입주 물량이 늘어나며 세입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hj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