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물가 전망치 대폭 조정에도 영향 제한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노요빈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소식에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장 막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약세가 가파른 가운데 전고점인 1,205원을 앞두고 현재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초반에서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24일 달러-원 환율이 장 막판 추가 상승 시도를 할지 아니면 상승폭을 되돌리는지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군사작전 수행을 선언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위험회피 분위기로 돌아섰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 국경도시 하리코프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으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도 러시아에 대한 규탄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동맹국과 단합해 러시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우크라 접경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 전투부대와 야포
(골로브치노 AF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벨고로트주 골로브치노에 배치된 러시아군 전투부대와 야포를 촬영한 위성사진. 미국 위성업체 맥사(Maxar)는 이날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신규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0마일(약 16㎞) 이내에 있다고 밝혔다.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판매·광고 금지] 2022.2.24 sungok@yna.co.kr




자산시장은 일제히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아시아 시장에서 1.88%대로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 중반으로 급등했으며 브렌트유는 100달러를 넘어섰다.

달러 인덱스는 96.7선으로 급등했고, 호주달러와 유로화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안전 통화인 엔화는 달러당 114.62엔으로 하락하며 강세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도 1,200원대 초중반으로 급등했다.

국내 증시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3% 내외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2.7% 넘게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장중 3%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군사작전 개시에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했다면서도 1,200원대 초반에서는 상승세가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면전으로 갈지,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만 파견하고 끝낼지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 환율도 고점 형성을 못 하는 듯하다"며 "주식시장이 더 하락하지 않는다면 달러-원 환율도 상단에서 저항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큰 모습인데, 향후 유럽중앙은행(ECB) 스탠스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원화는 전일 1,190원을 하향 시도한 것과 비교해 10원 넘게 반등했는데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회피 분위기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당국이 나오긴 쉽지 않겠지만, 1,200원대에 진입하면서 당국 경계심리가 커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런 날 당국 대응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1,200원 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통화들도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추가적인 공격 뉴스가 중요할 것 같다"며 "러시아가 일회성 공격 이후 잦아든다면 달러-원 환율도 진정되겠지만, 미사일 발사 등 공격 뉴스가 나오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로 지수가 더 밀린다면 환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밤사이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장 막판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싱가포르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 대비 원화의 약세폭이 너무 크다"며 "1,205원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조 강화에도 1,205원대 상단이 막혔던 만큼 시장은 눈치를 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막판 환율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해서는 물가 전망이 대폭 상향됐으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신중하게 발언했고 우크라 사태가 겹치면서 시장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A 딜러는 "금통위는 3.1%로 물가 전망을 상향했으나, 총재가 신중한 발언을 이어간 만큼 이로 인해 환율이 더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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