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확충에 ESG경영까지 공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코리안리재보험[003690]이 이달 최대 3천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3년 만에 시장에 등장할 우량 재보험사의 영구채를 두고 리테일 시장의 관심도 벌써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이르면 이달 말일께 2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 30년 만기에 5년 후 중도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을 붙였다.

코리안리는 이달 중순 진행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천억원 까지의 증액도 검토할 방침이다.

코리안리가 영구채 발행해 나서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2014년 적극적인 해외영업을 위해 영구채를 발행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선제 자본확충을 통해 해외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 받을 수 있는 코리안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영구채 발행이 가능토록 유권해석을 내렸다.

2019년에 발행한 영구채는 리테일 시장에서 적잖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만 해도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영구채 투자가 낯설 때였지만, 고금리에 은행만큼이나 우수한 재무 상태는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기준 보험료 수익성으로 세계 10위 재보험사다. 최근 6년간 전체 12개 해외거점 중 6곳을 설립하며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도모한 게 주효했다. 실제로 전체 수재보험료에서 해외수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1.8%에서 지난해 25.3%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발전을 위해 재보험사에 대한 추가 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신규 설립 수요가 없어 여전히 국내 재보험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견고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투자 포인트다.

이에 코리안리는 손해보험업계에 포함됨에도 사실상 유일하게 매년 수익성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대체투자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투자가 수익성의 기반이 됐다.

물론 최근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며 지급여력(RBC)비율은 떨어졌다.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줄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은 187.9%다. 다만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인데다, 최근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코리안리는 이번에 발행할 영구채를 통해 선제 자본확충은 물론 사회책임(ESG) 관련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코리안리는 2017년 ESG 투자를 시작한 이래 지난 5년간 관련 투자 비중을 지속해서 늘려왔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ESG 투자 규모는 236억 원이다.

코리안리가 3년 만에 내놓는 영구채를 두고 리테일 시장의 관심도 벌써 뜨겁다.

통상 국고채 5년물에 가산금리가 붙어 결정되는 발행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형성될지가 관건이다. 최근 KB금융지주가 발행한 영구채는 4.60%(5년 콜) 금리로 발행됐다. 가산금리는 132bp였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면 5%대도 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리안리는 현재 보유 중인 영구채 규모도 적어 금융비용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물량을 받기 위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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