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소폭의 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가 당초 전망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중국 역외위안화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큰 폭으로 평가절하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7.17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27.320엔보다 0.146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0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772달러보다 0.00228달러(0.21%)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6.07엔을 기록, 전장 135.93엔보다 0.14엔(0.10%)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139보다 0.12% 하락한 102.019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제한적인 약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다.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3% 감소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1분기 GDP 속보치는 1.4% 감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경기 위축세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6.9%로 확정된 바 있다. 지난해 연간 GDP 증가율은 5.7%로 1984년 7.2% 이후 37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트레이더들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포지션을 축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이 이미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징후를 확인하면서다. 달러 인덱스도 이달 중순에 105를 넘어 거의 20년 만에 최고점에 도달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앞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매파적인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시사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씩 올릴 전망이다. 모든 위원들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지했다. 위원들은 또한 6월 1일부터 9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로 하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일부 위원은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고정되지 않을 위험을 높인다"며 "이 경우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지난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0bp 올려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0.75%~1.00%로 인상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의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중국 경제의 수장인 리커창 총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리 총리는 지난 25일 열린 중국 국무원 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이 일부 측면에서는 2020년 우한 사태 때보다도 심각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4월 경제 지표 악화를 계기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경기 둔화에 대한 위기감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했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뉴욕 종가인 6.71위안보다 급등한 6.76위안 언저리에서 호가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긴축정책 주기를 완화하기를 원한다면 추진됐던긴축정책이 조정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GCFX의 길스 고그란은 "두 차례에 걸친 50bp의 금리 인상 등은 지금 우리가 현재 있는 상황에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그런 뒤 우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ING는 경제가 급격한 긴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연준이 믿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뒤집을 여지가 있다고 믿고 있다.

ING 분석가들은 "연준의 의사록과 미국 경제지표 일정은 연준의 최종 금리가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시사한다"면서 "이는 달러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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