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테라폼랩스의 블록체인 생태계 '테라 2.0'의 강행에 대한 우려가 채 가시기도 전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잇따라 새로운 루나(LUNA2)에 대한 에어드랍 지원에 나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일 업비트가 오후 3시께 '루나2(LUNA2)'에 대한 에어드랍 지원 계획을 밝힌 후, 빗썸과 고팍스가 오후 5시께, 이후 오후 6시께 코빗과 코인원까지 잇따라 같은 내용의 공지를 발표했다.

이날부터 '테라 2.0'의 테스트넷 가동이 시작됨에 따라 기존 루나는 루나 클래식(LUNAC)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밝힌 대로 10억 개의 새로운 루나 토큰이 에어드랍을 통해 무상으로 지급되는 셈이다.

이날 30%의 에어드랍이 실시되며 남은 금액은 2년에 걸쳐 보상한다는 게 테라측 공식 트위터의 발표다.

권 CEO는 앞선 16일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 테라 블록체인 부활을 제안했고 해당 재건안은 65.5%가량의 찬성표를 받으며 통과됐다.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따르면 새 루나 코인은 1달러 가치 붕괴 전 기존 루나 및 앵커 테라USD(UST) 보유자에 각각 35%, 10% 분배된다. 27일 기준 루나 및 UST 보유자에게는 각각 10%, 20%가, 남은 25%는 테라 커뮤니티의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테라 트위터
*자료:트위터 캡처 화면






◇가상자산 거래소도 '난색'…"에어드랍 지원이 상장 의미 아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루나2'에 대한 에어드랍 보상 지원에 대해 처음엔 난색을 보였지만, 업비트가 지원하기 시작한 후 모든 원화 마켓을 가진 거래소들이 현재 에어드랍 지원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업비트가 가장 먼저 에어드랍 지원 계획을 밝힌 직후 다른 거래소들은 "협의 중"이라며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루나2의 에어드랍 물량이 해당 거래소 회원이 가진 기존 루나 수량만큼 거래소가 받게 돼 거래소가 책임지고 분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래소들은 현재 에어드랍 결정이 향후 루나2에 대한 상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에어드랍의 주체는 테라폼랩스이고, 거래소 내 루나 홀더가 있으면 이들이 가진 루나 보유량에 맞춰 새로운 코인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 인프라를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새로운 지갑을 생성시켜주는 것으로 에어드랍 지원이 거래소에서의 거래 지원을 담보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선 에어드랍 지원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투자자의 의지에 상관없이 루나 재단 측에서 특정 비율로 새로운 루나를 나눠준다고 공개한 상황에서 거래소 입장에선 특정 시점에 가진 물량을 기준으로 에어드랍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해당 물량을 받고자 하는 고객의 반발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에어드랍 지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테라 2.0' 부활이 확정된 상태에서 거래소 입장에선 이를 리턴하거나 에어드랍하는 둘 중 하나의 상황에만 놓이게 되는 구조"라며 "조심스럽지만 울며 겨자 먹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루나2 유통 책임 거래소가…"향후 상장 경쟁도"

국내 5대 거래소가 모두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한 직후인 만큼, 이렇듯 빠른 행보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특히 하반기 국회에서 테라·루나 사태 관련 투자자 보호를 위한 청문회도 예정된 만큼 거래소들 입장은 난처하게 됐다.

현재 루나2를 받기 위한 고객의 니즈도 있는 데다 스냅샷 인증을 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에 남은 에어드랍 물량 처리 등 향후 거래소들의 고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나 국회의원들이 왜 '루나2'를 부활시켰는지 거래소에 물을 수 있다"며 "거래소들도 당국과의 입장도 있고 이를 해결하기 전까지 미루고 싶었을테고 고객들에겐 루나2가 상장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주게 돼 기대심리가 생기니 결국 테라가 거래소에 책임을 넘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향후 대규모 에어드랍이 진행되면서 루나2에 대한 상장 기대가 커질 경우 거래소들의 상장 경쟁도 이어질 수 있다.

고객들이 '상장 빔(상장 직후 가격 급등)'을 노려 상장 초반에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서는만큼 이에 대한 선점 경쟁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결국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 선점하는 것이 제일 유리할 수도 있다"며 "올해 연말 정도가 되면 시스템이 안정되고 백서가 완성돼 상장하려는 거래소도 생길 텐데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들이 상장하고 나서는데도 국내 거래소가 끝까지 거래를 안 한다면 고객들이 빠져나갈 테니 결국 BTC 마켓에서라도 상장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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