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확산에 속속 방문…투심 위축에 필요성↑, 무용론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전 세계의 '위드 코로나' 확산 속에서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들이 속속 대면 논딜로드쇼(NDR)를 재개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KDB산업은행 등이 글로벌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다.
27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지자 직접 방문을 고민하는 발행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안착했다는 점에서 효용성 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국책은행, 대면 로드쇼 재개 시동…발행사 예의주시
KDB산업은행은 이번 주 미국 주요 도시를 찾아 논딜로드쇼를 진행했다.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투자설명회를 연 것으로, 대면 형태로 진행된 건 2년여 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국경이 닫히자 그동안 한국물 발행사들은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s) 등 비대면 형태로 NDR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와 함께 대면 로드쇼 개최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호주를 방문해 투자자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한국물 대표 발행사로 꼽히는 두 국책은행의 움직임에 대면 로드쇼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로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진 점 등은 발행사들의 해외 방문을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투자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며 기관과의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야 설득력이 높아지지 않겠냐는 판단이다.
실제로 하반기 조달을 준비 중인 일부 발행사들이 해외 대면 로드쇼를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 수요 위축으로 발행을 철회하는 곳도 등장하는 만큼 조달 성사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투자자 설득에 좀 더 공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 발행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 호조로 채권을 찍기만 해도 잘 팔리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출렁이는 시장 환경 탓에 많은 발행사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 등으로 설득력을 높이는 작업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비대면 문화 안착, 시기상조 지적도
위드 코로나 확산에도 일각에선 여전히 비대면 문화가 이어지는 점 등은 변수다. 아직 재택근무에서 돌아오지 않은 담당자들도 상당한 터라 대면 로드쇼 재개는 다소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은 백신 접종 완료 시 입국과 귀국 등에 따른 격리가 없지만, 홍콩 등의 경우 여전히 각종 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점 등도 부담 요소다.
과거 로드쇼가 일부 발행사에는 일종의 해외여행으로 자리 잡았던 점은 극복 과제다. 비대면 문화 확산 등으로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과거의 악습이 반복될 수 있단 우려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일부 발행사는 로드쇼 시 투자자와의 소통에 방점을 두기보단 해외여행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상당했다"며 "비대면 형태로도 발행이 수월히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무리한 로드쇼 진행은 이런 폐습이 재개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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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명 피혜림 기자
- 입력 2022.05.27 10:42
- 수정 2022.05.27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