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 직후 경제위기대처에 집중한다.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성장의 핵심동력인 수출이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는 등 경제상황이 날이 갈수록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오찬에서 경제 관련 현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높아진 경계감을 반영해 최상목 경제수석의 주간 경제산업 동향을 먼저 청취했고, 한 총리와 회동에서는 경제를 주된 화두로 올렸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민생경제 안정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생과 직결된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통계청은 6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 뛰었다고 발표했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의 최고다. 더욱이 제주와 강원, 전남 등 일부 지역의 물가는 7% 넘게 올랐다.

수출도 적신호를 보내는 상황이다. 6월 수출은 전년 대비 5.4% 늘었으나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6월 무역수지는 24억7천만달러 적자로 3개월째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석달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고물가로 인한 고금리와 경제전망 악화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과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떨어져 연초 대비 약 23% 밀렸다. 우량주,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는 약세 분위기 속에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3천9억원으로 2년4개월만에 최저로 쪼그라들었다.





<소비자 물가와 수출, 코스피 지수 추이>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금융투자 심리까지 꺾이자 정부는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했다. 재정과 통화, 금융당국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보기 드문 회의가 잇달아 열리는 데서 정부의 위기감이 엿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조찬 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 지난달 16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머리를 맞댄 지 18일 만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시장불안 등이 경제를 짓누르고 민생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는 설명이다.

추 장관은 일요일인 지난 3일에도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해 경제 상황과 수출입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처럼 정부는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범부처 합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경제 챙기기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중심으로도 여러 대책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는 대통령이 가장 세세하게 챙기는 것 중 하나"라면서 "굉장히 긴밀하게 여러 보고를 시시각각 받는다. 현재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걱정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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