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연간 15bp 하향조정 전망…업계 "더 낮춰야" 목소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보험사가 적용할 장기선도금리(LTFR)를 4.8%로 15bp 하향 조정한다.

높은 장기선도금리를 적용하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고,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부풀려져 인식되는 문제가 있어서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보험사의 내년 장기선도금리를 현행 4.95%에서 15bp 인하한 4.8%로 안내할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5.20%였던 장기선도금리를 25bp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에따라 보험사들은 연말까지만 보험부채에 4.95%를 적용한 뒤 내년부터는 부채의 가치 평가에 4.80%의 금리를 적용하게 된다.

장기선도금리란 최종관찰만기 이후의 구간에 적용하는 선도금리를 뜻한다. 그간 시장에서 관찰되는 시장금리가 존재하는 않는 구간에 적용하는 선도금리를 뜻해왔으나 최근 개정된 K-ICS 4.0 체제 하에서 그 의미를 최종관찰만기 중심으로 수정됐다.

장기선도금리는 60년 이상의 관찰이 불가능한 시점의 금리를 추정한 값으로 인식돼왔다. 시장에서 관찰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최대관찰기간(LLP)은 20년으로, 이 기간에는 국고채 금리에 유동성 프리미엄을 반영한 조정 무위험수익률을 사용해왔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 체제에서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 시가 평가를 기반으로 보험사의 모든 계정 과목이 산출된다. 이에 장기선도금리는 보험사의 할인률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이 긴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에 비해 큰 영향을 받는다.

장기선도금리가 4.80%라는 뜻은 향후 60년 뒤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로 쉽게 이해된다. 이에통상 높은 장기선도금리가 적용되면 책임준비금은 적게, 계약서비스마진(CSM)은 많게 측정되는 인식의 오류가 발생해왔다. 과거 장기선도금리를 높게 적용한 것은 저금리 시대 금리 추이를 현실적으로 반영한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시장 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내며 업계에선 장기선도금리를 낮춰야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일찍 시작한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017년 이전까지 4.2%의 장기선도금리를 적용하다 올해부터 3.45%를 적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적용 금리의 현실성이 지극히 떨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금융당국 역시 꾸준히 업계와 장기선도금리의 적정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자본 여력이 큰 대형사나 금융지주 보험 자회사와 달리 중소형사의 경우 장기선도금리를 낮추는 데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하 폭을 두고 시장 내 이견이 있어 15bp 하향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의 시장 추세가 지속된다면 당분간 몇년 간은 15bp 수준의 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이 장기선도금리 하향 조정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보험사들은 4.80%의 금리 시나리오 하에서 내년 경영전략을 마련하게 됐다.

보험사 재무 담당 임원은 "지난해 말 다소 큰 폭의 하향조정이 있었지만 올해는 15bp 추가로 조정하는 데 대한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킥스 초기 적용 금리가 4.50%였던만큼 2~3년 내 그 수준까지는 장기선도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새 회계제도와 규제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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