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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영기업 다섯 곳이 자발적으로 떠나면서 이를 따르는 다른 국영기업들의 이탈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뉴욕증시에서 떠나기로 한 중국 국영기업은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과 계열사인 시노펙 상하이 페트로케미컬, 페트로차이나, 중국인수보험, 중국알루미늄 공사 등이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케니 응 라이-인 전략가는 이들 회사의 뉴욕증시 이탈은 고강도 회계조사에 노출된 기업들이 미국 거래소를 떠나기를 원하는 중국 베이징 정부의 선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 또는 중국 본토에 이중 상장돼 미국예탁증서(ADR)가 전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국영기업들은 이를 뒤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라이-인 전략가는 "그런 회사들은 상장 폐지에 따른 실제 충격이 훨씬 작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지난 5월 추산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기업은 300곳으로 시가총액은 2조4천억 달러였다.

포스트의 소유주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은 미국 거래소 추방 중국 기업 명단에 오르기 전 홍콩증시에 이중상장을 신청했다. KFC와 피자헛 모기업인 윰 차이나 홀딩스는 하루 전 홍콩거래소에 1차 상장으로 변경해달라는 신청을 제출했다.

회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양측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중국 국영기업의 뉴욕증시 이탈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있었다.

KPMG 중국의 루이스 라우 파트너는 "양자협상에서 돌파구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우리는 더 많은 국영기업이 미국 증시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오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라우 파트너는 "미국 당국이 중국 내에서의 회계조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제 외에도 중국 정부와의 관계, 정부의 소유, 통제 여부에 대한 공시 등 다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자발적 이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가 이끄는 애널리스트들은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며 "이것은 (회계 문제에 대한) 협상 불가의 신호가 아니라 중국의 선별 과정이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감독 당국은 지난 12일 이와 관련해 정상적인 시장 활동이며 사업적 필요에 근거해 기업들이 내린 결정이라고 언급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소규모 중국 자산관리 회사인 메가 트러스트 인베스트먼트의 왕치 공동설립자는 "중국은 일부 회사에 대해서는 미국 상장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일부 중국 회사들이 미국 자본과 연결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일부 회사"란 중국 국영기업이며 방위, 통신 등 민감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ADR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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