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한 데 따른 파장을 소화하면서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과 스위스의 스위스 국립중앙은행(SN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한 것도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제한했다.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도 강도 높은 시장개입을 단행해 엔화 가치의 반등을 견인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0.7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3.855엔보다 3.075엔(2.14%)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8764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8493달러보다 0.00271달러(0.2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9.02엔을 기록, 전장 141.75엔보다 2.73엔(1.93%)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1.237보다 0.50% 하락한 110.682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10.428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2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숨고르기 성격으로 풀이됐다.

37년만에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던 영국 파운드화도 한때 1.13638달러에 거래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BOE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50b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다.BOE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2.25%로 상향했다.BOE는 지난 8월에도 1995년 이후 최대치인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BOE는 지난해 12월부터 7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파운드화는 0.44% 오른 1.13331달러에 거래됐다.

스위스 국립은행(SNB)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75bp의 자이언트 인상을 단행했다. 스위스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까지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0.25%) 상태였던 기준 금리가 0.5%까지 올라갔다.

엔화 가치는 극적으로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5.898엔을 찍으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의미다. 이후 BOJ는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외환 시장 개입을 전격 단행했다.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의 개입은 1998년 6월 17일 이후 약 24년 3개월 만이다. 강도 높은 시장 개입으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0.330엔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BOJ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면서도 기존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BOJ는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수익률통제정책(YCC)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연준은 지난 21일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목표치를 75bp 인상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는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인상됐다. 2008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 3월에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으며, 5월에 50bp 인상한 이후 6월에 75bp, 7월에 75bp, 9월에 75bp를 인상하며 5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75bp 금리 인상은 3회 연속이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준과 일치한다.

시장은 점도표가 대폭 상향조정된 데 주목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4.4%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4.6%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전망치는 올해 말 3.4%, 내년 말에는 3.8%였다.

이날 발표된 실업 관련 지표는 매파적인 연준의 행보를 뒷받침했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천 명 증가한 21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 수정치보다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5천 명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MUFG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헤드인 데릭 할페니는 "일본 엔화 약세를 이끄는 근본적인 배경에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 추세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재무부는 이번 시장 개입으로 시간을 벌었다"면서 "일본 당국은 연준이 연말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 약세 추세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의 전략가인 휴 김버는 가뜩이나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강화한 점을 고려하면 "BOE가 75bp를 인상할 기회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BOE가 정책 대응을 지연시킨다면 파운드화가 특히 취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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