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성장 흐름 약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높은 달러-원 환율 상황이 지속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최근 국내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다만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원자재가격 추이와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 및 이상 기후 등에 따른 상방리스크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혼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전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에 대응해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후 6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75bp씩 인상했다"면서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7개월간 +300bp)는 직전 금리인상기인 2015~18년(37개월간+225bp)과 비교하여 매우 빠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7월 최초 50bp 인상한 데 이어 9월에는 75bp로 인상폭을 확대했고,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해 12월 이후 6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지속한 가운데, 지난 8월에는 50bp를 인상했다.

한은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여타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견조한 노동시장 여건과 높은 물가 상승압력에 대응하여 최근 50bp 이상의 정책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신흥국 중앙은행은 물가 급등, 미 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을 고려하여 정책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했다"고 부연했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국내 경기는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면서 "내년에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인상 지속, 중국경제 부진 등으로 성장세 둔화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주요국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가스공급 차질, 중국경제 부진 지속 등으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겠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지정학적 리스크, 신흥국 금융·경제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계대출이 소폭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큰 폭 증가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해 1~7월 중 금융권 가계대출은 정부의 대출규제 지속, 대출금리 상승, 자산투자 부진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의 운전 및 시설 자금 수요가 모두 확대되면서 큰 폭 증가했다"면서 특히 "2분기 이후 회사채 금리 상승 등에 따른 회사채 발행여건 악화로 회사채 대신 은행대출을 활용한 자금조달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