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에 2년만에 최대 폭락한 뉴욕증시
(뉴욕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의 종목 시세판 밑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추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3.94%, 4.32% 폭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5.16% 폭락한 1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jsmoon@yna.co.kr

KB證 채권 주관·IPO 2관왕…채권 인수 한국證·유증주관 교보證
M&A재무 모건스탠리·법률 김앤장·회계 삼일 1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전 세계를 강타한 고(高)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로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시계제로'의 상황에 놓이면서 자본시장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주요 투자은행(IB)과 로펌, 회계법인 등의 거래 자문 실적도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시장 전반적인 냉각 현상이 올해 3분기에 두드러졌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채를 제외하고 발행한 채권 총량은 31조2천8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3% 감소했다.

올해 3분기 기업공개(IPO) 주관 금액은 1조2천9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조7천223억원 대비 11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채권은 물론 유상증자와 IPO,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 얼어붙은 자금조달 시장…증권사들 고군분투
금리 급등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면서 채권 주관·인수 자문 시장도 상당 폭 위축됐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부채자본시장(DCM) 채권 주관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을 누르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총 5조5천814억원(은행채 제외)의 채권 발행을 주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조3천억원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일반 회사채와 카드채에서 1조563억원과 1조6천500억원 발행을 주관해 NH증권에 밀렸지만, 기타금융에서 2조4천50억원을 맡아 1위를 차지했다.

NH증권은 5조5천6억원의 채권을 주관해 지난해 3분기보다 한 단계 떨어진 2위에 머물렀고 주관 금액은 3조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채권 인수 부문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한국증권은 총 3조354억원(은행채 제외)의 채권을 인수해 정상에 올랐다.

회사채 시장이 좋지 않았음에도 작년 3분기에 인수한 2조6천426억원보다 물량을 소폭 늘렸다.

SK증권은 일반 회사채 1조3천525억원 포함 총 2조6천305억원의 채권을 인수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위에 불과했던 교보증권은 총 2조4천130억원의 채권을 인수하면서 3위에 올랐다. 기타금융에서만 1조4천700억원을 인수해 해당 부문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서면서 IPO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5곳, 코스닥시장 15곳 등 20개 비상장사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포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쉴더스, 현대오일뱅크 등이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 등으로 공모를 철회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KB증권은 총 3천129억원(상장일 기준)의 실적을 거둬 IPO 주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 단위 대어인 WCP의 상장을 이끌면서 경쟁사를 따돌렸다.

WCP는 글로벌 긴축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공모가를 하향 조정해 2조원의 시가총액으로 상장을 강행했다.

간발의 차로 2위에 오른 삼성증권은 총 4건을 주관해, 올해 3분기 실적을 쌓은 주관사 중 가장 많은 IPO 딜을 성사시켰다.

총 주관 실적은 3천44억원으로, 금액 기준 점유율은 23.43%다.

3위는 2천157억원(금액 기준 점유율 16.60%)의 주관 실적을 올린 신한금융투자가 차지했다.

올해 3분기 유상증자 주관 총액은 5천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천203억원과 비교해 6분의 1 수준으로 위축됐다.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딜을 끝으로 빅딜이 사라지면서 교보증권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교보증권은 HSD엔진의 유상증자 주관만으로 9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작년 4년여 만에 로보로보를 통해 유상증자 주관업무를 재개한 후 HSD엔진까지 연이어 수임하면서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NH증권은 678억원의 유상증자를 주관해 2위에 올랐다.

DCM 외화표시채권(KP물) 시장도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KP물 규모는 120억5천980만달러로 전년 동기 141억4천330만달러보다 20억달러가량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3분기 3위에 올랐던 크레디아그리콜(CA)이 정상 자리를 차지했다.

CA는 3분기 총 15억2천970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주관 건수는 22건으로, 주관 비중은 전체의 12.68%에 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14억5천210만달러(12.04%)의 거래를 주관해 간발의 차로 2위에 그쳤다.

◇ M&A 무산 사례 잇달아…금액·건수 모두 급감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인수금융 부담감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M&A 딜이 무산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 메가스터디교육,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매각 협상이 중단됐으며 한온시스템 매각은 제자리걸음이다.

임플란트 회사 디오는 대외 경제 여건 변화 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투자 지주회사 세심과 맺은 매매계약을 취소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 기업들이 지갑을 닫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M&A 완료 기준 재무 자문 거래액과 건수는 13조9천638억원과 42건으로 전년 동기의 27조2천739억원과 112건보다 급감했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신규 계약보다는 기존 계약을 종결짓고 계열사 합종연횡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거래가 눈에 띄었다.

M&A 완료 기준 재무 자문 부문에서 모건스탠리가 7조5천억원의 실적으로 1위에 올랐는데 이는 6조8천억원 규모의 라이나생명보험 딜을 마무리한 덕분이었다.

바디프랜드 매각도 지난 7월 잔금을 넣으면서 실적에 포함됐다.

2위에 오른 삼정KPMG는 총 12건으로 가장 많은 자문을 맡은 가운데 국내 대기업의 합종연횡을 담당했다.

LS니꼬동제련 인수를 비롯해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 합병 등을 맡아 총 2조원 규모를 자문했다.

7개 딜을 주선해 3위에 오른 딜로이트안진은 2천억~3천억원 규모의 딜을 다수 진행해 총 1조657억원 규모의 자문을 맡았다.

올해 3분기 완료 기준 법률 자문 거래 규모는 3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6조5천억원에 비교해 25%가량 급감했다.

거래 건수는 143건에 그치며 전년 동기 274건 대비 '반 토막' 났다.

김앤장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 3분기 총 14조3천226억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전년 동기 18조2천500억원과 비교해 규모는 줄었다.

김앤장은 지난 7월 클로징된 처브그룹의 라이나생명 인수 딜에 매각 자문사로 참여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과 KT 간 이뤄진 7천500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 딜에서 양측에 법률 자문을 진행했다.

2위에 오른 세종은 10조9천842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세종은 시그나그룹의 라이나생명 지분 매각 딜에서 인수자인 처브그룹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며 김앤장의 상대방으로 참여했다.

광장은 9조9천955억원의 자문 실적으로 3위에 올랐다.

M&A 회계 부문의 경우 삼일PwC가 3조839억원의 실적으로 왕자를 지켰다.

이는 올해 3분기 완료된 전체 회계 자문 실적의 38.64% 수준으로 딜 건수에서도 1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자문 거래액인 10조9천억원과 32건에 달했던 거래 건수와 비교하면 시장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일이 3분기 중 완료한 딜 가운데 조 단위 규모의 자문 거래도 이례적으로 찾아볼 수 없었다.

2위는 2조1천558억원의 실적을 거둔 삼정KPMG가 차지했다.

삼정KPMG는 LS가 LS니꼬동제련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1조원대 딜에 회계 자문을 맡았다.

조 단위 딜로 삼일을 바짝 추격했지만, 자문 건수가 10건에 그치며 2위 자리에 그쳤다.

3위에는 1조8천255억원의 실적을 챙긴 딜로이트안진이 이름을 올렸다.

1천억~5천억원 규모의 딜을 수행하며 12건의 거래를 담당했다.

올 3분기 회계 자문 전체 거래액은 8조6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0조7천억원과 비교해 60%가량 급감했다. 거래 건수는 91건에서 44건으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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