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자동차보험 부문의 손해율 개선세를 내세워 실적 반등을 이어왔던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3분기에는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주춤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형사들의 과점 구조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꾸준히 비중 축소 작업을 진행해왔던 중소형 손보사들의 경우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3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에 2천708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거둔 2천781억원에 비해 2.62% 줄어든 수치다. 큰 폭의 하락세는 아니지만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전 보종의 손해율이 개선 추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예상 외의 결과라는 평가다.

앞서 수도원 집중호우와 경남·포함을 중심으로 한 태풍 영향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3분기 초만 해도 업계 내부에서는 지난해를 뛰어넘는 실적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DB손해보험 또한 올해 3분기에는 1천979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년동기 거둔 2천199억원과 견주면 10%가량 빠진 수치다. 현대해상의 경우에도 '1천386억→1천326억원'으로 4% 이상 낮아진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이달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손보사들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1만9천대에 달했다. 합산 추정 손해액도 2천억원을 넘긴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 가운데 재보험으로 처리가 어려운 800억원 수준은 자동차보험을 영위하고 있는 손보사들이 직접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등 '빅4' 손보사들이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손해액이 이들 업체에 몰리게 되는 셈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 3사의 경우 자연재해 영향이 다소 크게 반영돼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및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실적은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원수보험료 중 자동차보험 부문의 비중이 8% 수준에 불과한 메리츠화재의 경우 올해 3분기에 2천8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4.48% 오른 수준이다.

한화손보 또한 2.61% 증가한 668억원의 흑자를 예고한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손보사들의 경우 실적 변동성이 큰 자동차보험 부문의 비중 축소를 꾸준히 진행해왔던 상황"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의 경우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부문이 대규모 흑자를 내며 대형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긴 했다. 다만 보통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더 많아 중소형사 입장에선 비중을 늘리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엔 자동차보험 비중을 낮춘 보험사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고물가에 서민 부담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지속 중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보험료 인하 압박이 업계 안팎과 정치권 등에서 이어지고 있어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5대 손보사 상반기 순이익이 2조5천억원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고물가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손보사들도 보험료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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