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와 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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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둘러싸고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달러화의 가파른 상승세를 늦추기 위한 조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달러화 강세가 국내 인플레이션 문제 대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미국의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다. 주요 바스켓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WSJ 달러인덱스 올해 약 16% 올랐다.

여타 통화 대비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달러화로 표시된 제품의 수입과 달러표시 부채의 상환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은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을 지지한다면서 달러화 강세가 연준의 정책과 이로 인한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의 산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통상 연준이 통화정책을, 재무부가 환율 정책을 관장한다.

이코노미스트와 전직 재무부 관료들은 재무부가 달러화의 가치를 낮추거나 상승세를 늦추기 위해 조만간 개입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먼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의 환시 개입은 어떤 식으로든 달러화 가치를 낮추는 데 제한적 영향만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달러화 강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재무부는 인플레이션 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연준의 행동에 찬물을 끼얹는 조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크 소벨 전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해외에서 불만이 나오고 미국 내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을 재무부는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입을 닫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시장에 개입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 일본, 서독과 프랑스 등이 달러화를 절하하고자 공동으로 움직였으며 향후 10년간 달러화 가치는 내리고 엔화 가치는 올랐다.

당시에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완화하기 시작할 때 개입이 이뤄지면서 재무부 수장들과 미 재무부가 효과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있었다.

오바마 정부에서 미 재무부 차관을 지낸 바 있는 네이선 시츠는 "볼커(전 연준 의장)가 힘차게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때 플라자 합의를 시도했다면 그렇게 성공적이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만들어낸 시장 역학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달러화 강세를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코넬 대학교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경제학 교수는 경제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 전까지는 미국이 금리 인상 조치를 둔화시키거나 달러화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조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에 미치는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혜택은 가시적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프라사드는 "재무부나 연준이 전 세계 다른 부문의 금융 패닉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대단한 조처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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