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석 마스턴아메리카 대표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팬데믹(대유행)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인플레이션 시대의 뉴욕 부동산 시장 투자는 어떤 상황일까.
달러-원 환율까지 천정부지로 뛰면서 원화 관점의 뉴욕 부동산은 한층 비싸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의 미국 현지법인인 마스턴아메리카의 오진석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부동산의 가치가 증명된 셈이지만 그렇다 해서 어떤 부동산이든 다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은 뉴욕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은 금리인상 본격화되니까 차입금리가 올라가고 있고, 변동성 확대를 투자자들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실질적인 가격 조정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주거용 부동산도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직접 주택을 구매하던 수요자들이 렌털 마켓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3주 만에 5개 미국, 유럽 도시들을 돌아보고 온 오 대표는 뉴욕 시내를 잠시 걷는 동안에도 신축 건물이 들어선 지역의 새로운 분위기와 최근에 딜이 이뤄진 건물의 동향을 꼼꼼히 살핀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법인을 설립한 후 1년 반의 짧은 기간 동안 마스턴아메리카가 꾸준히 투자 실적을 낸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오 대표는 "미국 금리가 더 빨리 올라가니 달러 강세가 고착화되고, 한국 원화로 달러를 환전해서 투자해야 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환헤지 비용도 높아져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도 "하지만 부동산은 펀더멘털을 보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조지워싱턴대학교 국계관계학 석사과정에서도 수학했다.

그는 HSBC은행, BHP코리아(현 세빌스코리아), ING부동산자산운용, 아시아리얼캐피탈, 현대자산운용, 메리츠대체투자운용 투자운용본부장을 거쳐 지난 2021년 3월 마스턴투자운용 뉴욕 법인인 'MASTERN AMERICA'의 대표를 맡았다.


다음은 오진석 대표와의 일문일답.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올랐다.

▲상업용 부동산과 콘도 시장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섹터별로 다르지만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금리 인상으로 차입금리가 올라가고 있고,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실질적인 가격 조정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주거용 부동산은 모기지 금리가 올해 초 3%대에서 지금은 6.5%대로 올라 돈을 빌려서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자들이 렌털 마켓으로 옮겨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렌트할 수 밖에 없는(rent by necessity) 시장이 되고 있다. 따라서 멀티 패밀리 시장 수요가 올라가고, 직접 구입하는 콘도 시장은 수요가 줄고 있다.


-앞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기관들은 수익이 좋았을 것 같다.

▲저금리 시기에 낮은 고정 금리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충분한 현금흐름이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리파이낸싱이 도래했다면 기존보다 높아진 시장 금리, 낮은 밸류에이션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미국 부동산 시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과거 데이터를 보면 높은 인플레, 저성장(High inflation, low growth)인 상황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섹터가 미국 부동산이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부동산 가치는 증명된 셈.
그렇다고 해서 어떤 부동산이든 다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나. 그건 아니다. 결국 가격은 임대순이익(NOI)을 높일 수 있는 자산들, 임대료를 상승시킬 수 있는 섹터가 상당히 좋다. 주로 멀티 패밀리나 셀프 스토리지 섹터. 모기지 금리 때문에 구매 수요가 줄어드는 섹터는 콘도 시장이다. 라이프 사이언스 섹터도 좋다. 의약품 관련 실험이나 연구를 하는 시설인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섹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피스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여전히 입지 좋고, 새롭고,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오피스들은 여전히 훌륭한 투자처다.


-마스턴아메리카 법인이 설립된지 1년여가 지났는데 기억에 남는 일은
정확히 한 1년 5개월 정도가 지났다. 설립 이후 세 건의 딜을 했다. 유럽의 셀 타워, 뉴욕의 오피스 개발 건, 뉴욕 멀티패밀리 메자닌 로운 딜이었다. 올해 5월에는 미국의 운용사인 RXR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20억달러가 넘는 오피스 개발 사업에 투자한 건이 기억에 남는다.

오피스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었지만 뉴욕 내에서 가장 좋은 입지의 건물인데다 같이 하는 파트너사가 워낙 검증돼 있고, 신축 건물에 대한 임차 수요가 여전해 딜을 성공적으로 클로징할 수 있었다. 이 건은 준공까지 1년 정도 남아있는데 이미 유수의 금융기관과 IT회사가 준공 전에 선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성과라는 것은 결국 수익률 아닌가. 최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은 어떤가
▲원래는 캐쉬 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을 고려하면 내부수익률(IRR)이 8~8.5% 정도면 투자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금리가 너무 올라서. 오피스 섹터의 경우 65% 선순위 대출을 하게되면 그게 이미 6%대 이상의 금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요구 수익률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투자자들도 금리가 매일 바뀌니 이 정도 수익률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에쿼티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대체투자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이 줄어들어 채권 투자를 늘려야 하는 디노미네이터 이펙트(Denominator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미국 금리가 더 빨리 올라가니 달러 강세 고착화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은 원화로 달러를 환전해서 투자해야 하는 입장이다. 달러가치가 올초보다 17~18% 올랐고, 환헤지 코스트도 많이 올랐다. 가격이 그만큼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하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기존 대체투자 비중이 원래 낮았거나, 달러로 투자하는 투자자는 여전히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대로 달러 강세로 상대적으로 절하된 통화의 자산, 유럽이나 아시아 자산에 투자하려는 미국 투자자들 수요가 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가장 수익률도 괜찮고 새로운 분야는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섹터는 멀티 패밀리 섹터지만 최근에는 셀프 스토리지 섹터와 라이프 사이언스 섹터도 주목할 만 하다. 개인 창고 섹터인데 유수의 투자기관들이 점차 하나의 투자 섹터로 인식하고 늘려가고 있는 섹터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창고 공간이 부족하다. 이사도 잦고, 이혼이나 배우자 사망, 자녀 출가 등으로 자기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이를 월별로 임대한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렌트비를 올릴 수 있어 금리 인상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가격 변화에 덜 영향을 받는 섹터라고 본다.


-최근 만난 해외투자자들은 어땠나
▲AFIRE(Association for international real estate investors) 컨퍼런스라고 대부분 해외투자자들이 만나는 모임에 한국 멤버가 거의 없는데 마스턴투자운용이 참석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을 포함한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상태지만 다른 나라 투자자들은 미국 투자를 더 활발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유럽 투자자들은 물론 일부 아시아 투자자는 유럽 자산을 팔고 미국 투자를 늘리려 하고 있다. 펀더멘털 면에서 미국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크다고 느꼈다.


-최근에는 환율을 보는 부동산 투자자가 많아졌을 것 같은데
▲한국 투자자들 중에서 일본 투자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환헤지 프리미엄도 5년 걸면 300bp가 넘어가니까. 유럽의 경우는 환헤지 프리미엄이 약간 줄었다. 파운드화도 환헤지 프리미엄이 아니라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은 지정학적 이슈들. 에너지와 인플레이션이 있다. 유럽도 조심스럽게 좋은 섹터에 투자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환헤지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부동산의 기본은 환 프리미엄을 먹는 게임이 아니라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마스턴 운용의 장단기 계획은
마스턴투자운용의 미국내 법인은 타운용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지에 있음으로써 지속적인 현장 관리가 가능하고, 직접 리싱 업체들을 관리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맞는 신속한 부동산 운용이 가능하다. 이런 작은 차이가 모여 나중에 더 큰 수익을 만들 것이라고 본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부동산 투자 및 관리 능력을 갖춘 인원을 미국내에서 채용해 조직을 늘리는 것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자금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자금을 한국에 투자하도록 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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